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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로봇 공학자' (31)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조건래 센터장

기사승인 2019.11.25  00: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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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로봇공학자(Young Robot Engineer)' 코너는 한국로봇학회와 로봇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물로 미래 한국 로봇산업을 이끌어 갈 젊은 로봇 공학자를 발굴해 소개하는데 있다.

31번째 인터뷰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조건래 센터장이다. 조 센터장은 1978년생으로 경남과학고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 박사 학위 취득 후 KAIST 기계기술연구소에서 5개월간의 연수 연구원을 거쳐 2010년 6월부터 2016년 7월까지 6년여간 삼성중공업 중앙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자동화장비, 제어알고리즘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2016년 8월부터 현재까지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에서 해양로봇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자율시스템연구센터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KIRO에서는 수중 로봇과 자율주행 무인잠수정 개발 관련해 원천 기술 개발과 응용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2006년 KAIST 박사과정 중 제7회 Human-friendly Welfare Robotic Systems 국제워크숍 최우수 논문 발표상, 2011년ㆍ2012년 삼성중공업 주최 MechaConference에서 최우수 논문상 연속 수상, 2018년 한국해양로봇기술협회 컨퍼런스 최우수 논문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조건래 센터장

Q. KIRO에서 자율시스템연구센터 센터장을 맡고 계신데 간략한 센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자율시스템연구센터에서는 자율로봇의 원천 기술과 응용을 위한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람의 접근이 제한되는 공간에 대한 전문서비스 로봇에 대한 연구를 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중에서의 탐사 및 작업을 위한 수중로봇 분야, 배관 등의 비파괴 검사를 위한 탐상로봇 분야를 들 수 있습니다. 수중은 사람의 접근이 제한되는 공간으로 작업을 위해서는 로봇이 반드시 필요한 분야입니다. 특히, 최근에 개발 중인 수중건설 로봇은 해저 2500m의 수심에서 케이블을 매설할 수 있는 로봇으로 현재 실증연구단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배관도 역시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은 환경이며, 안전을 위해 정기적으로 검사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비파괴 검사 기술 및 이동 로봇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근력 증진 및 작업력 향상을 위한 엑소수트도 연구합니다. 공장에서는 용접, 그라인딩과 같이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많은 작업들이 있습니다. 또한,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트렌드를 고려할 때, 어르신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며, 엑소 수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로봇 기술로 기대합니다.

자율시스템연구센터는 더 나은 인간사회의 구현을 위해 17명의 로봇 개발 전문가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어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중건설 로봇 외형 및 구성

Q. 최근 하고 계신 연구가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수중로봇의 제어 분야를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먼저, 수중건설 로봇 관련해서는 자세제어 알고리즘과 로봇팔 제어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수중건설 로봇은 해저케이블 매설용 로봇으로 길이가 6.5m, 무게가 21톤에 달하는 대형로봇입니다. 수심 2500m 해저에서까지 작업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헤딩 자동 제어 등의 자세제어는 작업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인데, 유체항력을 포함하는 비선형 로봇 동역학과 유압 추진기의 특성을 고려해야 하며, 제어알고리즘 연구를 하였습니다. 또한, 로봇팔은 케이블의 절단 등 유지보수 작업을 위해서 사용되는데, 기존에는 모든 자유도를 모두 직접 원격 조종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터치 스크린 입력을 통해 목표물 위치를 추정 및 이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로봇팔 원격 조작 효율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수중건설 로봇은 2018년 10월 수심 500m 바다에서 실해역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현재는 고도화 및 트랙레코드 확보를 위한 실증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자율무인잠수정의 수중 도킹 기술 개념도

어뢰 형태를 갖는 자율무인잠수정의 수중 도킹을 위한 정밀 궤적 추종 제어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통상, 자율무인잠수정은 선박을 이용하여 진회수하며, 회수 후 충전 및 데이터 취득을 하게 되는데, 비용 및 시간의 소요가 매우 큽니다. 수중 도킹 기술은 수중에서의 충전 및 데이터 취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이런 소요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입니다. 수중도킹을 위해서는 정밀한 궤적 추종 제어가 매우 중요한데, 어뢰 형태의 자율무인잠수정은 동역학의 비선형성, 매칭조건의 불만족, 비홀로노믹 제약 등 다소 어려운 이슈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슈들을 해결하고 조류와 같은 외란에도 강인하게 궤적을 추종할 수 있는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KAIST에서 ‘비최소위상 시스템의 궤적 추종제어를 위한 피드 포워드 제어기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석박사 과정을 진행하는 동안, 로봇의 제어 분야를 꾸준히 연구하였습니다. 석사 때는 쿨롱 마찰이나 정지마찰 등 소위 hard-nonlinearity(하드-논리니어러티)로 분류되는 비선형성을 포함한 로봇 시스템의 정밀제어를 위한 강인 위치제어를 연구했습니다. 소위 피드백제어 분야입니다. 그런데, 로봇 시스템에는 피드백제어로 해결되지 않는 특성을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최소위상 동역학이 그런 특성인데, 시간 지연과 불안정 영점 등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면, 유연링크를 갖는 로봇팔이 그런 특성을 갖고 있죠. 박사 과정에서는 이런 특성을 갖는 로봇팔의 정밀 궤적 추종제어에 대해서 연구했습니다. 이런 특성은 피드포워드제어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데, 기준 궤적의 사전정보를 활용하여 제어정밀도를 향상시키는 제어기법을 연구했습니다. 짧은 사전정보를 사용하면서도 제어 정밀도는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만, 로봇시스템의 동역학 모델이 필요하다는 피드포워드제어의 내재적 한계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수중건설 로봇 URI-T_2018년 10월 동해 실해역 시험에서 진수하는 모습

Q. 주로 수중 로봇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중로봇과 관련하여 최신 기술적인 동향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자율무인잠수정의 수중 도킹 기술이 향후 활용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인잠수정 진회수 및 운용을 위해 선박을 동원하는 것은 일반인이 상상하시는 것보다 상당히 많은 비용이 소요됩니다. 선박의 크기 및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용선료가 하루당 천오백만원에서 억대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런 비용 절감과 24시간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 등 수중도킹 기술이 갖는 효용성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잠수함에 도킹기술을 접목하여 무인잠수정을 진회수할 수 있다고 한다면, 잠수함의 접근이 어려운 천해까지 탐색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나, GPS가 불가능한 수중 상황에서 도킹스테이션을 찾아가서 정밀하게 도킹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기도 합니다. 센서, 항법, 제어 등 다방면에 걸쳐 고등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또 하나 주목하고 있는 기술은 군집 제어 및 운용 기술입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수중 로봇에서도 효율성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시간적 효율성은 바로 비용과 직결되는 이슈인데, 군집 운용이 좋은 해결책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2018년엔 아쿠아보틱스사가 수십대의 수중 로봇을 군집 운용하는 모습을 공개한 적이 있으며, DARPA(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도 공중, 지상, 해상을 모두 포함하는 군집 로봇 연구인 코드(CODE) 프로그램을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Q. 삼성중공업 중앙연구소에서도 6년간 근무하셨었는데 당시에는 주로 어떤 일을 하셨었나요?

삼성중공업에서 주로 한 일은 생산자동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과제는 도장 자동화 로봇 개발 과제입니다. 선박은 블록이라고 불리는 방과 같은 구조물을 결합하여 건조되는데, 블록의 손상을 막기 위해서 도장은 필수입니다. 그런데, 블록의 바닥도 도장해야 하기 때문에 로봇은 바닥에 닿지 않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소위 플라잉 카펫(Flying carpet)이라 불리는 와이어 구동 기반 이동 로봇과 작업용 로봇팔로 구성된 도장 로봇을 개발했으며, 저는 제어 알고리즘을 담당했습니다. 알고리즘 오류로 로봇을 추락시킨 아찔한 기억도 생생한데, 지금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당시, 회사에서는 수중 로봇 개발을 준비하고 있었고 기획에도 참여했었습니다. 그때의 인연으로 지금은 수중로봇 분야를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수중건설 로봇_수심 500m 실해역 시험을 마치고

Q. 우리나라의 수중로봇 기술과 해외 선진국의 수중 로봇 기술을 객관적으로 비교 했을 때 우리나라 개발이나 연구수준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한 자료에서 우리 나라 수중 로봇의 기술 수준이 선진국 대비 70% 수준으로 평가한 내용을 보았는데, 나름 타당한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양에서의 사고는 큰 피해로 이어지기 쉽고, 따라서 기술적으로 상당히 보수적인 분야입니다. 어쩌면 따라잡기 쉽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만, 반대로 상당히 많은 개발 비용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육상용 로봇은 몇 만원이면 되는 케이블이 수중용은 백만원이 훌쩍 넘어가기도 합니다. 해상 유전이 있는 유럽에서는 오일 메이저들이 주축이 되어 수중 로봇 개발을 위한 대규모 펀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시장의 수중 로봇을 일부 해외 기업이 독과점하고 있고, 계속해서 로봇을 운용하며 축적되는 노하우들은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임에도 불구하고, 수중 로봇 관련 산업은 크지 않은 편입니다. 아마도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꿈같은 얘기입니다만, 우리나라에도 유전이 발견되거나 해서, 수중 로봇과 같은 해양산업이 부흥되길 희망합니다.

   
▲강조류 극복 로봇_회류수조에서 조류 극복 성능 시험 모습

Q. 얼마전 안전로봇실증센터 개소식에 갔다가 수중로봇시험센터를 보았는데 어느 수준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소속 기관이라 제가 상세히 말씀드리기는 제한이 있습니다만, 수중건설 로봇과 같은 대형 수중 로봇의 실증시험에 특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중 로봇 정비를 위한 대형 작업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대형수중 로봇의 시험 시, 전원 공급을 위한 고용량 전기시설도 갖춰져 있습니다. 수중 시험을 위한 대형 수조와 회류 수조도 당연히 갖춰져 있습니다.

Q. 최대 3.5노트(knots) 강조류 극복 수중 로봇 플랫폼 및 제어 기술 개발 과제를 마치셨다고 했는데 어느 성과가 있었는지 궁급합니다. 그리고 세월호 사고때 국내 수중 로봇이 투입되었다가 서해안의 강한 조류 때문에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는데 그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준인지 궁금합니다.

세월호 사건은 많은 인명피해를 남긴 가슴 아픈 사건입니다. 특히, 사고지역이 울들목으로 불리는 조류가 매우 강한 지역이라서 피해가 더 컸습니다. 조류가 빠를 땐, 7노트 이상으로, 사실 이 정도 조류에서 수색이나 구조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중로봇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세월호 사건 때에도 국내에서 개발한 크랩스터를 포함 몇 몇 수중 로봇을 활용해보고자 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강조류 극복 수중 로봇은 기반기술 개발 단계로 3.5노트의 조류를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습니다. 조류 상황에서 이동 및 탐색을 할 수 있도록 최대 4.5노트의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물은 공기보다 밀도가 천배 정도 높습니다. 따라서 물 속에서 움직일 때는 유체 저항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런 수준의 극복 능력을 갖추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해양 환경에 적합한 수중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연구란 여러 제약을 극복하고 쓸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니까요.

Q. KAIST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모두 마치셨는데 로봇을 하시게 된 동기가 있다면?

사실 동기는 단순합니다. 다른 소년들과 비슷하게 로봇이 나오는 만화영화를 좋아하는 유년 시절을 보냈고, 사람이 못하는 것들을 척척 해내는 로봇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현실은 많이 다르더군요. 로봇은 기계, 전자, 전산, 물리학, 수학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분야이다 보니, 다양한 지식들이 필요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이 볼 땐 단순해 보이는 로봇 동작들도 개발하려면 많은 노력이 듭니다. 학사 과정 때, 기계공학을 전공하면서 전자공학을 부전공했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중도킹 기술_무인잠수정 제어 실험 모습

Q. 여러 가지 연구를 하고 계신데 연구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지요?

연구란 아직 없는 기술을 새로이 만드는 일입니다. 사람에 따라 어려워할 수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즐기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료들에게 농담 삼아 알고리즘 만들고 코딩하는 것은 일 하는게 아니라 쉬는 거라고 종종 얘기하기도 합니다. 연구자에게 오히려 어려운 부분은 연구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일 예로, 연구비 확보를 위한 기획 작업이 필요합니다. 즉, 내가 하려는 연구가 투자 대비 효과가 상당함을 정부나 다른 기관을 상대로 설득하는 작업이죠. 특히, 수중 로봇은 그 특성상 연구개발비가 상당히 소요됩니다. 기획 작업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기획과 연구를 병행하는 분들을 보면 초인적라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수중 로봇의 경우, 실험을 위한 환경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해상 시험의 경우에는 시청이나 항만청의 인허가를 받아야 하고, 어민들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행정적 문제를 푸는 게 오히려 연구개발보다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조금은 간소화되길 희망해봅니다.

Q.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있다면?

질문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네요. 단순하게 말씀드리면, 제가 만드는 로봇이 사람의 삶을 좀 더 안전하고 윤택하게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활용되길 바랍니다. 특히, 수중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위험한 공간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해저 케이블 매설과 같은 공사도 로봇이 들어가서 척척 해주고, 세월호 같은 사건이 발생해도 로봇들이 재빠른 구조작업을 수행해서 안타까운 상황을 줄여주길 바랍니다.

또한, 로봇이 미지의 심해를 탐사하고, 망간단괴 같은 해양 자원을 채취해 주면 좋겠습니다. 한마디로, 로봇을 통해 해양의 위험은 피하면서 해양의 활용은 극대화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수중도킹기술 무인잠수정 제어실험 분석중_수중로봇 개발은 가끔날씨와의 싸움이 되기도 한다

Q. 로봇공학을 연구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저는 지식을 쌓는 방법보다는 연구하는 자세에 대한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학생 시절에 지인으로부터 연구는 엉덩이로 하는 거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는 문제를 푸는 것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이고,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한 끈기 있는 자세가 연구자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자세입니다. 당장 당면한 문제를 고민하다 보면, ‘어떻게’ 풀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지기 쉽습니다. 단기적으로 문제를 풀 수는 있겠지만 고민과 노력이 어떤 가치를 갖는지는 놓치기 쉽습니다. 연구의 가치는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아볼 때 발견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연구의 방향성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Q. 국내 로봇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조언을 해 주신다면...

질문이 점점 어려워집니다(하하하). 어려울수록 단순하게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수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연구비를 무한정 쓸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투자대비 효과를 생각할 수 밖에 없고, 효과는 수요에 대한 응답으로 생기는 것이니까요. 수중 로봇 분야로 국한한다면, 댐이나 교각, 항만 등의 경우, 안전을 위해서는 수중 시설의 관리가 필요합니다만, 접근이 곤란하여 현실적으로 수행이 잘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만약, 이런 부분에 대해 정기적으로 관리하도록 규정을 만든다면 안전에 대한 검증 뿐만 아니라 수중 로봇에 대한 수요도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협동 로봇, 물류 로봇, 최근의 스마트 시티 등의 경우와 같이 사람의 편리를 도모하며 신규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지속 확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조규남 ceo@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사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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