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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춘 한국로봇학회장(성균관대 교수)

기사승인 2021.05.07  02: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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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산업 정의 너무 고정되고 단편적...마징가,아톰만이 로봇 아니다"

로봇기업 너무 작아 학생 기피...정부가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해소해야
로봇 전문 인력 양성에 더 많은 투자 돼야 선진국 쫓아갈 수 있어
정부 로봇 과제 너무 단기간이고 성과 위주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자리 잡고 잘 사는 것 보는 것이 큰 보람
좋은 산학연 모델은 국가가 마련한 공간에서 다 같이 모여 서로 필요한 것 할 수 있는 운동장 필요 

   
▲ 성균관대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구자춘 교수

성균관대학교 구자춘 교수(56)는 1989년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대학원에서 1992년 기계공학으로 석사, 1997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미국 산호세에 있는 SISA 스탭 엔지니어를 거쳐 IBM에서 어드바이저리 엔지니어로 5년간 근무하다 2001년 9월부터 현재까지 성균관대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교수로 20년간 재직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국제처 처장, 성균관대학교 성균어학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관심분야는 동적시스템 설계·분석·제어와 메카트로닉 시스템, 로보틱스, 센서 및 액추에이터 등이다. 2020년 한국로봇학회 수석부회장을 거쳐 2021년 한국로봇학회 제18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일반적인 개념의 로봇 보다는 산업용 자동화 관련 업무를 더 많이 했습니다. 요즘에는 휴먼 로봇 인터페이스(HRI)에 관심이 있어 협동 로봇 다이렉트 티칭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모터에 적용하는 것에는 주로 중소기업에서 많이 하고 있는 산업용 로봇으로 딥디버링하는 공정을 하고 있습니다. 

   
▲Human Robot Interactions – 인간 작업의도 파악 연구 모습

또 유압을 연구해 왔습니다.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적용 분야는 조선 공정중 무거운 철판을 많이 다루는데 그것을 유압 로봇의 도움을 받아 핸들링 하려면 유압으로 포스 콘트롤하는 것이 난이도가 높은편입니다.

   
▲Multi-Probe Wafer Inspection Cartridge 이송 정밀 로봇

그리고 반도체 웨이퍼 트랜스포트 로봇이나 진공로봇 연구도 진행하고 있는데 제가 학위받고 미국회사 있을때 정밀 구동기 설계와 제어 업무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귀국 후 삼성종합기술원과도 일을 했었고, 관련 하청업체와 LCD와 반도체에 들어가는 일을 했었습니다. 한가지 재미 있는 예는 LCD 개발 공정에서 매스크를 한 장 찍는데 LCD가 넓어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매스크 한 장 찍는데 수억원이 듭니다. 한 장 잘못되어 다시 만들어도 몇 천만 원에서 1억 가까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그것을 매스크 없이 LCD 디스플레이 하는 것처럼 해보자고 했던 게 있었는데 마스크리스 리소(Maskless LISO)라는 것인데 이것을 미세조정 하려면 로봇 메커니즘이 필요해 국책과제로 연세대 삼성전자와 했었는데 그 과제 끝나고는 주로 웨이퍼쪽 일을 하고 있습니다. 메인은 그렇게 주로 세 가지입니다.

   
▲농산물 분류/수확보조용 Multi-curvature various stiffness 공압 Gripper

개인적으로 요즘에 관심 있는 것은 농업 또는 식품산업용 자동화입니다. 그리퍼를 만드는데 기존에는 딱딱한 그리퍼였는데 최근에는 에어로 작동하는 그리퍼가 많은데 한 번 공기를 집어 넣으면 펴졌다가 공기가 빠지면 줄어드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과일이나 빵을 집어도 손상이 안 됩니다. 이것은 매니퓰레이션이 별로 없는 건데, 저희가 낸 아이디와 특허는 조금 달라서 한 번에 물체를 집는게 아니라 사람 손가락처럼 각각 부위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하는 것을 국책과제로 하고 있습니다.

한양대를 나오셔서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으로 석,박사를 하셨는데 텍사스 오스틴을 선택하셨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학비가 저렴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당시 제가 석사로 처음 가서 낸 첫 학기 등록금이 950달러로 기억합니다. 당시 국내 대학원보다 저렴했습니다.

박사 논문은 어떤 내용이었나요?

논문 제목은 ‘에너지 베이스드 모델링 오브 피지컬 시스템(Energy based modeling of physical systems with continuous media)’으로 해밀토니안 다이나믹스(Hamiltonian Dynamics)라고 에너지 역학인데, 그를 이용해 복잡한 메카니즘 운동을 해석하는 방법입니다. 고전 물리학인데 그 해밀토니안 다이나믹스를 강체에 적용한 게 아니라 유연체에 적용하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을 공식화 하는 것인데 결국 실제 문제로는 증명 못하고 이상적인 경우를 이용해 논문을 완성했습니다.

   
▲연구실에서의 구자춘 교수 

SISA에서 스탭 엔지니어, IBM에서는 어드바이저리 엔지니어로 근무하셨는데 당시 주로 어떤 일을 하셨는지요.

IBM에서 어드바이저리 엔지니어(Advisory Engineer)로 있었는데, 정확한 포지셔닝을 하는 액추에이터를 설계했는데, 주로 하드 드라이브와 테이프 백업드라이브에 쓰였읍니다. 처음 R&D에서 일하다 재미없어 사업부로 지원해 사업부에서 개발도 했었습니다. SISA라고 작은 회사에서 스탭 엔지니어(Staff Engineer)로 근무한 경험도 있습니다. 1996년 12월 산호세로 이사 가서 2001년에 한국에 돌아 왔으니 5년 정도 회사에서 근무했었습니다.

그렇게 회사에서만 근무하다가 우연히 학교를 지원하게 되었고 운이 좋아 학교에 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졸업할 때가 1996년이었는데 IMF 사태가 오려고 그랬는지 한국에는 마땅한 직장(JOB)이 없었습니다. 반면에 당시 미국은 IT 버블이라 일자리가 많이 있었고 저도 다섯 개쯤 오퍼를 받았으며 그 당시엔 많은 한국인들이 졸업후 미국에 남았습니다.

IBM 같은 글로벌 기업에 다니다 학교로 전향하시게 된 이유가 있으신지.

사실 계속 미국에 있을 줄 알았습니다. 2001년 8월 마지막으로 IBM에서 월급을 받고 귀국해, 9월에 성균관대에서 처음 월급을 받았는데 첫 월급이 미국에서 내던 세금보다도 작았고, 지금 연봉이 그때 연봉보다도 작습니다. 그때 제가 37살이었는데 집안에서 저는 장남이고 세명의 동생들 모두 해외에 살고 또 처가의 형제도 모두 외국에 살아서 장녀인 처와 제가 양가 부모님을 살펴드려야 하는 상황이라 이사오게 되었습니다.

   
▲산학협력동 연구실 파노라마뷰
   
▲제2연구동 연구실 파노라마뷰

학교 랩을 보니 관심분야가 동적시스템 설계·분석·제어와 메카트로닉스 시스템, 로보틱스, 센서 및 액추에이터라고 되어 있던데.

랩에 현재 12명이 있는데, 그 중 2/3가 박사 과정, 1/3이 석사과정입니다. 랩에서는 동적시스템을 설계 해석 하고 제어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기계공학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초등학교 2학년 때 과학을 하고 싶다는 결정을 했고, 그러다 중고등학교 때 기계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한 번도 전공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은 없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만들기를 좋아했는데 아버님이 일본 출장갔다 오시면서 만화가 그려져 있는 시계를 선물해 주셨는데 한 달 정도 차고 다니다 분해를 했다가 조립을 하지 못했습니다. 중학교 때는 어머니가 세탁기를 처음 사셨는데 한 달 만에 분해했습니다. 집에 있는 물건들을 많이 분해했는데 그런것을 좋아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연구하면서 가장 보람 있던 일이 있다면.

학생들이 사회 나가 자리 잡고 잘 사는 것을 보면 그게 큰 보람입니다. 연구는 사실 학교보다 회사가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 직접 만드는 것을 아주 재미있어 하는데 회사에서는 직접 만들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연구실 로봇 부품가공용 CNC 머신

20년 전만해도 국내 대학원이 지금처럼 수준이 높지 않았습니다. 제가 미국 회사에서 하던 연구보다도 시설이나 환경이 모두 열악했는데 지금은 한국도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미국 유명대학교 랩에 매년 학생들을 파견한 적이 있었는데 시설이나 펀딩 등을 경험하고 와서 학생들이 한국에서 공부하는 게 더 낫겠다고 합니다. 미국은 요즘 생산성을 강조하다 보니 대학원이 포닥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학생인 박사 과정보다 일 잘하는 포닥을 고용하여 난이도 높은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미국과 우리 현실을 비교하면 연구비, 인프라, 학생 역량 등에서 우리가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도 미국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더 창의적이고 좋은 논문을 쓴다는 것입니다. 

기업에 5년, 학교에도 20년 계셨고, 올해 한국로봇학회장도 맡고 계신데 어떻게 하면 국내 로봇 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을까요?

이제 로봇기술이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할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로봇은 비전부터 지능, 메카니즘 같은 모든 것이 들어가 있는 종합기술입니다. 로봇이라는 프로젝트가 어떤 하나로 눈에 보이는 게 아니기 때문에 로봇 시장을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산업용 생산 시설, 자동차, 가전에도 로봇 기술은 많이 들어가 있는데 로봇 시장이 안 생긴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로봇의 정의가 걸어 다니는 로봇이라고 한다면 저는 로봇의 산업화는 아직 굉장히 멀었다고 봅니다.

그게 아니라 우리가 로봇에 투자해서 나온 인력들이 사회에 진출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앞으로도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봅니다. 자동차 회사에 가서 자율주행이 더 발전할 것이고, 산업체에 가서 중소기업들이 자동화할 수 있게 저렴한 로봇이 나오고 값싼 장비가 나오는 것이 로봇의 파급 효과입니다. 그런데 마치 걸어 다니는 로봇 마징가z를 타겟팅하고, 그것만 로봇이라고 정의한다면 제 생전에 그러한 시대가 올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로봇 산업이라는 것을 정의하는 잣대가 너무 고정화되어 있고 단편적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다고 자동차 기업이라 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한다고 IT 기업이라고 분류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제 학생들이 졸업하고 가는 기업에는 로봇 회사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들로 일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로봇 산업에 투자했는데 결과가 없다고 평가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평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일본은 우리보다 오랫동안 로봇 기술에 엄청난 투자를 했지만 그것을 낭비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기회에 더 많은 인력이 확대돼야 되고, 고급 인력이 더 많아져야 됩니다. 사회에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로봇 인력은 대부분 석박사급 이어야 하는데 교육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래야 선진국을 쫓아갈 수 있습니다. 미국도 제대로 된 로봇 기업이 없지만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ICRA 학술대회 같은데 가보면 엄청난 논문이 발표됩니다. 그 논문을 쓰는 데 필요했던 연구비나 연구자들이 다 어디로 갔겠습니까. 그래서 로봇이라는 정의를 우리는 너무 마징가z, 아톰처럼 보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연구실 모습

졸업생들이 로봇분야로는 안간다고 하셨는데 그럼 어느 분야로 많이 진출하나요.

주로 삼성ㆍLG 자동화센터나 글로벌기술센터, 연구소는 로봇보다는 메카니즘 설계나 자동화 분야에 많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로봇 기업으로 가지 않는 이유는 왜 일까요.

로봇 기업이 너무 작아 그런 것 같습니다. 학부든 대학원이든 학생들에게 작은 기업으로 가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문제인데, 작은 기업이 장래가 더 밝다고 해도 학생들은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학부생들의 경우 단순한 일을 하게 되더라도 삼성에 간다고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차가 너무 크게 나서 그런 것 같습니다. 임금 차이를 해소하는 게 중요합니다. 

중소기업과 많이 일을 하는데 가보면 디자인도 대기업에서 해주고 생산 라인까지 설계도 가르쳐주고 단순히 생산만 하다 보니 임금을 많이 줄 만한 일이 없습니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중소기업이 직접 부품을 만들고 설계해야 하는데 악순환이겠지만 그런 인력이 없습니다. 그러니 중소기업 경쟁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2019년 연말에 열린 한국로봇학회 송년 모임에서 구자춘 교수가 사회를 보고 있다.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강원도 휘닉스 평창에서 제16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가 개최되는데 진행 상황은 어떤가요.

올해 국내 학술대회는 김정 조직위원장(KAIST 교수)과 김기훈 프로그램위원장(포항공대 교수)께서 맡아서 하시는데 매우 잘 진행되고 있고 준비는 거의 끝났습니다. 연사 섭외나 진행 모두 완벽합니다. 작년에 제가 조직위원장을 했었는데 그때 경험에 의하면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의외로 많은 분들이 참가하셨습니다. 올해도 그럴 것으로 기대하는데 사람을 만나지 못했던 갈증, 새로운 기술을 보지 못했던 갈증을 해소하실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직위원분들께서 고생을 많이 하고 계신데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UR이라는 국제학회도 올 여름 강릉에서 개최할 예정인데 한성대 조혜경 교수님과 연세대 김은태 교수님께서 준비를 잘 하고 있습니다.

   
▲로터리 공압 구동기 연구물 

올해 학술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조직위원회가 만든 프로그램을 보면 예년보다 초청강연들이 상당히 짜임새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코로나로 학생들 발표가 많이 없을 수도 있어 더 보강을 한 것 같습니다. 올해 로봇종합학술대회에 많이 참가하셔서 전문가 분들의 좋은 강연을 많이 들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신년 인터뷰 때 학회장 재임 중 국제화를 추진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어떤 가요.

한국로봇학회가 대표적인 한국의 로봇학회라는 속성을 유지하려면 국제 교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IEEE(국제전기전자학회), 일본학회, 중국학회와 관계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그런 노력을 하지만 코로나로 완전히 묶여 무엇을 할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정부나 정책 당국에 건의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신년 인터뷰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로봇만 본다면 마징가z 지향이 너무 강하고, 일본에 비해 투자 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과제를 보면 3년 만에 결과를 내라고 하는 게 너무 많은데 산업부 기업 과제는 그럴 수 있다고 해도, 교육부나 연구재단 로봇 과제는 금액도 적고 연속성이 없습니다. 일본처럼 시간을 갖고 로봇을 육성해야 하는데 지금은 모든 과제가 5년 후에 마징가z를 만든다고 제안합니다. 로봇 기술 전반에 대해 생각하기보다는 너무 성과 위주로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로봇의 기초적인 기술에는 장기 투자도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감속기 만드는 과제가 있었는데 4~5년 만에 감속기를 만들라고 하는데 감속기는 재료가 더 중요합니다. 재료 개발에 최소 10년은 투자해야 할 것 같은데 감속기 메카니즘은 4~5년 만에 만들었지만 재료가 없어 국산화를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학원생 세미나 장면

어떻게 하면 산학연이 더 잘 융합해 나갈 수 있을까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산학연의 의미라면 미국도 잘 안됩니다. 산학연이라는 것은 학교에서 만든 기술을 기업체가 가져가서 사용한다는 것인데 미국도 잘 안 됩니다. 그 이유는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학교는 교육을 해야 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fundamental)을 해야 하고, 기업은 근본적인 것 보다는 상품화가 필요한데 괴리가 큽니다. 그 차이를 메꾼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산학연 모델을 한다면 국가가 마련한 공간에 인력이 다 같이 들어가 서로 필요한 것을 할 수 있는 운동장이 필요한 것 같은데 지금은 운동장은 없고 빨리 하라고만 하니 형식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산학연이 되려면 학교에서 근본적인 것을 안 해도 된다고 해야 하는데 교수 평가는 논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학교와 과제를 할 때 상당수의 경우 학교에 학생들을 데려가기 위해 자금을 지원해 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산업체와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는 기업이 어느 연구실에 자금을 지원해주면, 그 연구실 학생을 나중에 데려가고 자금을 지원해 주는 동안 학생 트레이닝이 되니까 입사 후 기업이 편해서 입니다. 

기술 개발을 학교에 맡기려면 기술 개발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이것을 할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교수가 중소기업 찾아가서 어떤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해도 중소기업이 오케이 하지 않고 교수에게 지원해 줄 자금도 없습니다. 교수도 천만 원 받고 중소기업 일을 하느니 국가과제 신청하면 1억을 받는데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예전에 우수기술연구센터(ATC) 과제가 있었는데 중소기업 연구소가 지원해서 돈을 받아 학교와 같이 개발하는 과제입니다. 일종의 운동장을 마련해 주는 좋은 과제였는데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운동장을 마련해주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학교 연구 기능을 중소기업 연구소와 공유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국은 공대 교수들을 12개월 고용하면 산학연 의지가 떨어지다 보니 9개월만 고용하고 나머지 3개월은 각자 능력껏 돈을 벌라고 해서 젊은교수들의 경우 그 3개월간은 기업에 갑니다. 그리고 자리를 잡은 시니어 교수들도 기업에서 연구비를 받아 자기 월급을 대거나 자기가 기업에 가서 월급을 받거나 하도록 되어 있어 교수들이 젊었을 때 특히 더 기업에 가서 함께 일하다 보니 기업의 아픈 곳을 알게 되고 교류가 많아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 교수들은 상당히 활동적인데 이렇게 하면 산학연이 더 융합해 나갈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자춘 교수 프로필] 

1965 서울생
1989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졸업
1992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대학원 기계공학 석사
1997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대학원 기계공학 박사
1996~1998 미국 산호세 SISA Staff Engineer
1998~2001 미국 IBM Advisory Engineer 
2001~ 현재 성균관대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교수 
2017~2018 성균관대학교 국제처 처장
2017 성균관대학교 성균어학원 원장
2020 한국로봇학회 수석부회장

2021 한국로봇학회 제18대 회장 취임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사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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