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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앞둔 마산로봇랜드, 일본과학미래관을 넘어 서라

기사승인 2019.06.17  03: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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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규남ㆍ로봇신문 / 4IR뉴스 발행인

   
 

며칠 전 일이 있어 일본을 갔다가 일본과학미래관(Miraikan)을 방문할 일이 있었다. 몇 년 전 본지에서도 일본과학미래관에 대한 기사를 소개한 적이 있어 비가 왔지만 기대감을 갖고 찾아갔다. 일본 과학미래관은 도쿄도 고토구 아오미 2-3-6번지에 위치해 있다. 2001년 7월 9일에 개관했으니 벌써 18년이 되었다. 일본과학미래관은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가 운영하고 있으며 기술혁신과 미래, 정보과학과 사회, 생명 과학과 인간, 지구환경과 프론티어 등 4개 주제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들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최신 과학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7층 규모로 되어 있으며, 1층에는 심벌존으로 거대한 지구 모양 디스플레이에 콘텐츠가 비추어 지는 지오 코스모스(Geo-Cosmos), 기획 전시존과 기념품 코너, 혼다(HONDA)자동차의 개인용 이동수단인 유니쿱(UNI-CUB) 체험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발광다이오드(LED) 100만개를 부착해 건물에 매달아 놓은 ‘우주에서 바라본 오늘의 지구' 지구본은 일본과학미래관의 상징물과도 같은 존재이다.

상설전시존인 3층에는 ‘미래를 만들다’라는 주제하에 우리가 바라는 사회 및 생활 모습과 그것을 어떤 아이디어로 실현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는 곳이다. 이곳에는 일본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혼다자동차의 아시모(ASIMO) 로봇과 안드로이드 로봇, 혼다의 초기 강아지 로봇, 심리치료용 물개 로봇 등이 전시되어 있다. 아시모 로봇은 하루에 4번 약 10분간 시연을 하는데 필자가 갔을 때 다행히 마지막 4시 공연이 있어 다른 전시관을 구경하고 맨 앞자리 앉아 아시모의 시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년 전 한국에서 열린 서울모터쇼에 처음 아시모가 왔을 때 실물을 보고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었다. 아시모는 2000년 일본 혼다자동차가 처음 발표한 이후 두 발로 걷는 로봇을 개발하는 곳이 생겨날 만큼 역사성과 전통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현재 기술로선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전신제어 기능을 갖추고 있는 로봇이다. 2000년 1호 제품이 처음 발표되면서 2족 보행 로봇 부문에서 상징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이후 2011년까지 총 7번에 걸쳐 개량된 제품이 발표되었다. 과학관에서 시연을 보인 로봇은 2014년 발표된 올 뉴 아시모의 모습이었으며 몸무게는 48kg, 시속 9km의 속도로 뛸 수 있는 로봇이다. 꼭 1년전인 작년 6월 혼다자동차가 아시모 개발을 중단하고 조직을 해체했다고 알려지면서 일본내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날 무대에서 아시모는 무대로 뛰어 나와 공을 차기도 하고, 한발로 뜀뛰기도 하고, 노래에 맞춰 율동도 하고, 옆으로, 뒤로, 사방으로 걷기도 하면서 10분 정도의 쇼를 펼쳤다. 과학관을 찾은 어린이와 학부모들은 아시모가 여러가지 쇼를 보일때마다 탄성을 질렀다. 그 옆에는 로봇의 개발 단계라는 제목의 일본이 1969년 처음 2족 보행 로봇을 개발한 시기부터 시작해 1990년도까지 17종의 로봇 사진과 소개 그리고 2000년대까지 일본이 개발한 다양한 로봇을 보여주는 로봇의 역사 코너가 자리잡고 있다. 그곳에서 조금 더 옆에는 안드로이드 연구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 오사카 대학교 이시구로 히로시 교수가 감수한 단아한 성인 여성모양의 검은 원피스를 입은 안드로이드 로봇 '오토나로이드(オトナロイド:Otonaroid)'가 소파에 앉아 있고, 그 옆에는 구동장치와 전선 등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얼굴만 사람 모습을 한 알터(Alter)라는 로봇이 상반신만 노출한채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외에도 과학적으로 사물을 보는 관점을 부모와 아이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호기심 놀이마당, 물리 사고를 기를 수 있는 체험 모델, 기술혁신과 미래 혁신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이노베이션관 등 여러 체험코너들이 만들어져 있다.

5층에는 ‘세계를 탐색하다’라는 주제하에 우주와 태양계, 지구 환경 및 그곳에서 자라는 생명 등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구조에 대해 탐색해 보는 공간이 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국제우주정거장 체험 코너였다. 그리고 코 스튜디오(Co-Studio)라는 첨단 과학의 매력 및 우리 생활과의 관계를 이해하기 쉬운 토크 형식으로 전달하는 공간이 있으며, 가속기로 살펴보는 소립자와 우주, 지구 환경과 나, 함께 발전하는 의료, 생물이나 세포의 관찰, 게놈(genome) 연구에 대한 소개코너들도 마련되어 있다. 6층에는 천장에 설치된 돔 모양의 스크린을 통해 영상을 즐길수 있는 돔 시어터, 7층은 전망 라운지, 레스토랑 등이 배치되어 있다. 일본과학미래관은 관람객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연령대의 해설가들이 과학을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일본과학미래관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 방문시 직접 방문하여 아시모 시연을 직접 관람하기도 하였고, 로봇 우주 비행사 '키로보(KIROBO)' 귀국보고회, 세계 최초의 안드로이드 상설 체험전, 자율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ERICA (에리카)' 공개 행사 등이 열릴만큼 일본 과학미래의 자존심을 갖고 있는 과학관이기도 하다.

일본과학미래관을 보고 나오면서 필자는 몇가지 느낀 점이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어디에도 한국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HUBO)' 시연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일본과 쌍벽을 이룰만큼 우리나라도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만큼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또 일본미래과학관 곳곳에는 일본 어린이들이 여러 체험 공간에서 과학과 로봇을 직접 체험해 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을 가르치는 분들은 모두 연세가 드신 시니어 분들이었다. 아마도 현직에서 은퇴하고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처럼 보였다. 과학이나 로봇을 체험하러 오는 어린이들을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체험을 하고자 하는 어린이가 자리에 와 앉으면 1:1로 그 어린이에게 체험하려는 콘텐츠를 하나 하나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 주면서 아이와 함께 체험을 시작한다. 아마도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를 맞고 있는 일본이기 때문에 그런것으로 이해했다.

그리고 과학관 곳곳에는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스토리에 맞는 다양한 체험 콘텐츠들이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마을껏 만져보고 체험해보고 즐길수 있었다. 과학관에서 멀지 않은 오다이바 다이버시티 앞에는 22미터 크기의 대형 유니콘 건담이 자리 잡고 있어 레이저 쇼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근처에는 다른 놀이 시설과 볼거리들도 여럿 자리잡고 있다.    

다음 달 26일 사업 시작 후 거의 10년 만에 마산로봇랜드가 먼저 개장을 한다고 알려졌다. 이곳에도 어김없이 로봇전시체험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과연 어느 정도의 예산으로 어떤 색다른 콘텐츠들이 관람객들을 맞게 될지 궁금하다. 서울시도 30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2년 국내 최초의 로봇과학관을 서울시 창동에 조성한다.

이곳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로봇과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들을 우리 아이들이 마음 놓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스토리에 맞는 콘텐츠 구성, 로봇랜드뿐만 아니라 주변의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들과 연계되고, 현직에서 은퇴한 시니어분들에게 로봇이나 코딩 교육을 시켜 그 분들을 활용하는 법도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보고 즐길거리가 없으면서 콘텐츠들이 고장난채 방치되어 있거나 진부한 옛날 로봇들만 가득 자리잡고 있다면 로봇랜드나 로봇과학관은 아무도 찾지 않는 거대한 로봇 쓰레기장이 될 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고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데 힌트가 될 수 있으며, 미래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로봇랜드, 로봇과학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조규남 ceo@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사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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