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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로봇 시장 판을 키우자

기사승인 2023.12.04  03: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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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규남ㆍ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

   
▲ 조규남ㆍ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

일본 동경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지난 11월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열린 IREX2023 국제로봇전에 다녀왔다. 코로나19로 몇 년간 이 전시회를 가지 못하다가 몇 년 만에 다녀왔다. 일본 역시 코로나19 이후 제대로 열리는 오프라인 전시회라 그런지 빅사이트 전시장은 늘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25회를 맞은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로보틱스가 가져올 지속가능한 사회’로 654개 회사 및 단체에서 3508개 부스 규모로 열려 세계 최대 로봇 전시회로서의 위상을 한껏 발휘했다.

일본 로봇 전시회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일단 전시 규모 면에서 우리를 압도한다. 국내 로보월드 전시회가 올해 역대 최대규모라고 자랑했지만 300개사 800여 부스였다. 전시장 2개 홀을 채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데 반해 일본은 10개 홀에 국내외 참가기업들이 가득했다. 이번 국제로봇전은 동관 8개홀 전체와 서관 2개홀에서 열렸다. 오랜만에 열리는 전시회이기도 하고 최근 엔화 약세에 따라 국내에서도 많은 참관객이 전시회를 있다. 오프라인 전시회는 12월 2일 막을 내렸지만 온라인 전시회는 15일까지 열린다.

산업용 로봇 존에서는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과 조합한 로봇 솔루션이나 물류 현장에서 활약하는 로봇들이 소개되었다. 서비스 로봇 존에서는 돌봄·복지, 인프라·재난대응,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최신 로봇이 전시되었다. 일본도 최근에는 인력 부족이나 인건비 상승, 코로나19를 계기로 자동화나 로봇 활용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돌아보면서 필자가 느낀 몇 가지 내용을 정리해 본다.

우선 코로나 이후 일본의 서비스 로봇은 예전에 비해 그 규모가 줄어든 반면, 그 자리를 산업용 로봇과 SI기업, 로봇 시뮬레이션 및 비전 시스템 업체들이 차지했다. 서비스 로봇은 물류 로봇, 배송 로봇과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로봇, 그리고 고령화에 대비한 농업용 로봇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고도 경제 성장기에 구축한 인프라 노후화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어서인지 교량이나 터널, 지하 가스관 등의 점검 로봇도 여러 곳에 전시되어 있었다. 이외에는 안내 로봇 정도가 전시되었다. 국내에서도 물류나 배송 로봇, 안내 로봇이 대세이기 때문에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 같지만 사회간접시설에 대한 점검 로봇 분야와 커뮤니케이션 로봇 분야에 대한 개발이나 사업화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도 90년대 이후로 지어진 교량 등 노후화된 시설물들이 앞으로 급증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두 번째는 제조 현장이나 서비스 현장에서 사람같은 양팔 로봇의 활약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양팔 로봇 관련 솔루션을 선보였다. 양팔 로봇은 한팔 로봇에 비해 생산성이 높아 제조 현장에서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양팔 로봇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부스에서는 이동로봇에 양팔 로봇을 탑재해 제조 및 서비스 현장에 적용하는 시연을 보여주었다. 휴머노이드 로봇도 여러군데서 눈에 띄었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한다고 발표하고 여러기업들이 휴머노이드 개발에 띄어 들면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와 맞아 떨어진다.  

세 번째는 산업용 로봇 중 협동로봇의 일반화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 부대행사로 12월 1일에 열렸던 국제로봇포럼에서 IFR(국제로봇연맹) 관계자는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10%를 협동로봇이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처럼 쉬운 사용법과 저렴한 가격 등을 무기로 협동로봇의 응용 분야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협동로봇을 이용해 서비스 분야와 제조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시연을 많은 곳에서 볼 수 있었다. 또한 협동로봇에서 중요한 흐름은 가반하중이 큰 로봇도 선보였지만 오히려 책상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스크톱형 작은 협동로봇들이 눈에 많이 보였는데 이러한 소형 로봇들이 좁은 공간에서 작은 전자부품 등의 이동 작업에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력난과 고임금에 따른 사업 환경 변화는 사람의 간섭이나 행동을 최소화하는 생력화(省力化)를 초래하고 있다. 

네 번째는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는 인공지능과 3D 비전, 시뮬레이션 같은 디지털 기술이 주변기기의 발달로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과 3D 비전 기술이 융합해 생산 제품의 품질 검사 모습은 이제 일반화된 모양이다. 또 소프트웨어 기술 발달로 가상 공간에서의 시연도 여러군데서 볼 수 있었다.  

다섯 번째는 SI기업들의 활약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일본SI기업협의회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각 분야에서 활용가능한 여러 가지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국내도 한국로봇산업협회 산하에 로봇SI기업협의회가 발족되어 있지만 좀 더 적극적인 육성과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결국 특정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로봇 기술 개발은 SI기업이 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로봇산업을 좀 더 광범위한 분야에 보급하고 넓히기 위해서는 국내 SI기업 육성은 반드시 해야 할 숙제다.  

이번 전시회를 보고 왜 국내에서는 많은 로봇기업들이 참여하는 대형 로보월드가 되지 못할까 생각해 보았다. 정부는 로봇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매년 발벗고 나서면서 자금 지원을 하지만 로봇산업은 생각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로봇산업은 매년 성장한다는데 로보월드 전시회는 큰 발전이 없다고 불만이다. 일본은 전시회의 대형화로 많은 관람객과 바이어가 전시장을 찾는다. 기업 부스 한켠에 마련된 상담 테이블마다 바이어와의 미팅으로 빈자리들이 거의 없었다. 물론 인구 차이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로봇산업을 크게 성장시키려면 우리도 판을 크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로봇기업 대표들에게 왜 우리는 이렇게 큰 전시회를 만들지 못하는지, 왜 기업들이 이렇게 전시회 참여가 저조한지 물어 보았다. 그들의 대답은 회사가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전시회 참가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솔직히 더 중요한 것은 그만큼 보여줄 제품과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고백도 있었다. 제품과 기술력은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는 기업의 노력은 필요하다. 

매년 로보월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재정적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판을 키워보자. 판이 커야 장도 서고 사람도 오고 물건도 팔릴 것이 아닌가. 이제 우리도 생각의 전환을 해보자. 로보월드를 국내 로봇기업들이 어느 정도 기반을 마련할 때까지 정부에서 전액 부스비를 지원해 기업들이 부담없이 전시회에 참가하게 하면 어떨까. 그리고 필요하다면 해외 유명 기업들 특히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로봇 기업들도 정부차원에서 초청해 판을 크게 만들면 좋겠다. 물론 기업의 영업 마케팅 활동까지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도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로봇산업은 성장산업이고 미래에 우리가 반드시 앞서 나가야 할 산업이다.

이렇게 해서 판이 커지고 볼거리가 많아지면 국내외에서 사람들도 많이 몰려 오지 않을까. 물론 지금도 하고는 있지만 협회도 바이어 특히 로봇 제품이나 업종별로 해외 바이어뿐만 아니라 국내 바이어를 묶어 초청한다면 비즈니스도 크게 일어나면서 참가 기업들도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필요한 예산은 10억~20억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1년에 국내 로봇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입하는 정부 예산을 보면 10~20억원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 몇 년 만이라도 정부에서 국내 로봇산업을 키울 의지가 명확하다면 판을 키우는 작업에 적극 나섰으면 좋겠다. 중국 광군제처럼 코리아 세일 페스타 한다고 온 나라가 축제인데 로보월드 때 로봇기업들도 산업용 로봇이나 서비스 로봇 등을 고객에게 할인 판매한다면 왜 우리라고 판을 키우지 못할까. 백종원이라는 사람이 음식 분야에서 죽어가는 시장을 살리는 근본적인 원인은 사람들이 믿고 찾을 수 있게 좋은 음식이라는 콘텐츠로 장을 만들어 주고, 맛있는 장이 있으니 사람들이 모여지고, 그 장을 통해 장사하는 사람들이 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모두 성공하는 이치와 같다.

일본 로봇전시회는 매년 크게 발전하고 있는데 국내 로보월드는 세계 두 세번째 크기의 로봇 전시회라지만 매년 작아지는 느낌이고 대기업들은 외면하고 있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두산로보틱스, 한화로보틱스 등 대기업 그룹사마다 모두 로봇사업을 하고 있지만 로보월드에는 참가하질 않는다. 신제품 발표할 일이 있으면 CES 같은 세계적인 전시회를 통해 한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 투자대비 효과를 고려한다면 그 행태를 뭐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내 고객들도 고객인만큼 대기업들이 국내 시장도 조금은 신경써 주었으면 좋겠다. 

마침 이달에 정부가 향후 5년간 펼칠 국내 로봇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한다. 향후 5년간만 이러한 판을 키우는데 예산을 투입해 국내 로봇산업을 키웠으면 좋겠다. 해외 로봇이 국내 시장을 모두 장악하고 나면 국내 고객들도 더 이상 국내 로봇을 찾아 주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국내 로봇산업 생태계는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다. 생태계가 없는데 어떻게 산업이 발전할까? 
 조규남ㆍ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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