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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분야에서 세계 제조기지 성공 사례를 만들자"

기사승인 2023.05.06  21: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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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규남ㆍ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

   
▲ 조규남ㆍ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의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왔다. 필자는 이 중에서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에서 윤 대통령이 한 발언에 주목하고 싶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핵심 원천기술과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이 결합하면 양국 경제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양국이 첨단산업 분야에서 ‘프렌드쇼어링’(우방국 간 공급망 구축)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연초 칼럼(2023년 국내 로봇 이슈 전망)에서도 미·중 갈등이 오히려 우리 로봇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가 세계 로봇 제조기지가 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방한의 성과로 우리나라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과 ‘프렌드쇼어링’ 관계로 발전할 수 도 있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 로봇산업계에 아주 희망적인 뉴스다. 미국의 핵심 원천기술과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이 결합하면 우리는 로봇 분야에서 세계 3대 로봇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수한 기술 인력과 첨단 제조 역량,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지금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인해 국내 로봇시장은 위기를 맞고 있다. 미·중 갈등으로 미국 시장 진출이 좌절되면서 중국 공세는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산업용 로봇 시장은 수십년간 이어온 글로벌 기업들의 아성을 무너트리기가 단기간에 어렵지만 이제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만큼은 우리나라에게 커다란 기회다. 하지만 우리는 미·중 갈등이 일어난지 벌써 몇 년째 접어 들었지만 이 시간을 아무 성과없이 보내고 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손웅희 원장은 우리에게 남은 골든타임이 3년밖에 없다고 말한다.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진흥원장, 필자 등 로봇소사이어티 관계자 몇 명이 작년부터 이 문제를 가지고 진지하게 고민해 오고 있다. 이제라도 우리나라가 세계 서비스 로봇 제조기지가 될 수 있게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 필자는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우리 로봇 업계가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에 옮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를 위해 우리도 준비해야 할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생태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 절단,절곡,가공,제작 등 제품 생산을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현장 생태계들이 무너져가고 있다. 실제 작업 현장에 가보면 인력이 없어 그 자리를 값싼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체하다 보니 제대로 된 품질의 물건을 만들 수가 없다. 조금만 까다로운 제품이다 싶으면 거절하기 일쑤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기능인력을 보충해야 한다. 모두 의대만 가려고 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능인력이나 공대에 학생들이 진학할 수 있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서라도 필요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무너진 제조 생태계를 복원하지 않고서는 한국의 세계 제조기지 구축은 허황된 구호일 수 있다.

또 주요 부품에 대한 국산화도 절실하다. 지금처럼 핵심 부품을 수입해서 사용하는 한 가격 경쟁력을 가져가기 어렵다. 감속기, 모터, 드라이브 등 국내 기업들도 이제 어느정도 기술력을 갖추고 양산을 시작한 만큼 국가에서도 이들 부품 기업을 지원하고 진흥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로봇보급사업이나 지원사업에서라도 국산 부품을 우선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하는 사업인만큼 해결책은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 부족한 기술은 미국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해 국내에서 제조하고 이 부품을 다시 미국 등 전세계로 우리가 공급해 프렌드쇼어링을 하면 된다.

또 세계 제조기지가 되려면 기업들도 선제적인 투자가 이루어 져야 하는 만큼 세제 지원이나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은 이번 기회에 선진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자동화, 로봇화로 무장해야 인력문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우리나라가 우수한 제조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를 상대로 알리는 홍보도 중요하다. 물론 지금은 모두 사라졌지만 미·중 갈등이 있기 전까지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중국에서 제품 생산을 할 수 있게 중개해 주는 중국 에이전트들이 꽤나 많았다고 한다. KOTRA와 연계해 우리가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중국이 떠나고 없어 생산 기업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미국 기업이 많다는 소식을 현지 벤처기업 대표로 부터 들은바 있다. 한국에도 우수한 제조업체가 많이 있음을 알리고 성공한 사례들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정보통신, 자동차, 반도체, 전자, 선박, 중공업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기업들을 모두 가지고 있는 제조강국이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생산할 수 있으면서 민주적이고 미래 불확실성이 없는 국가가 우리나라라는 사실을 알리는데 노력해야 한다.

세계 제조기지의 목표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로봇산업에서 성공사례를 만들고, 이 사례들이 쌓이고 타 산업으로 확대해 가다 보면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베어로보틱스, 유진로봇, 두산로보틱스, 큐렉소, 에스피지 같은 로봇기업들이 우리나라가 충분히 세계 로봇 제조기지로 발돋움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몇십 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리나라가 발돋움할 수 있었던 근간에는 수출이 있었다. 제조업이 튼튼하면 국가 경제도 튼튼해 질 수 밖에 없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이 시간을 놓치면 세계 로봇 제조기지로서 도약할 수 있는 한국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로봇분야에서라도 먼저 세계 제조기지 성공사례를 만들어 보자. ▒ 조규남ㆍ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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