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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로봇 기술

기사승인 2023.02.02  22: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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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ㆍ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이준석 박사

새해 벽두부터 인공지능(AI)과 로봇이 등장하는 영화가 우리나라 감독에 의해 만들어져 공개되었다. 연상호 감독이 만든 ‘정이’다. 황폐한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로 로봇 기술과 AI 기술을 바탕으로 전투 용병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간으로서 남은 마지막 희망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내용을 떠나 이 영화에서 주목하는 점은,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과 인공지능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현실 세상을 바탕으로, 제작자의 상상력이 동원되어 만들어진다. 많은 경우 제작자의 상상력은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는 미래기술이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좀처럼 목도하기 어렵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을 필두로 한 다양한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미디어 속에서만 존재하던 다양한 로봇이 현실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점점 더 가속화되리라 생각한다.

로봇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20년 ‘로썸의 유니버설 로봇(Rossum’s Universail Robot)’에서 처음 등장하였으며, 현재의 로봇이라는 개념과 달리 강제노동을 의미하였다. 이후 상업적으로 처음 로봇을 적용한 것은 1961년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유니메이션(Unimation)사에서 자동차 부품을 옮기기 위하여 만든 ‘유니메이트(Unimate) #1’이다. Unimate #1은 유압 구동 방식으로 10만 시간의 가동 기록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1년 대우중공업에서 아크용접 로봇을 개발한 것이 최초다.

이렇듯, 로봇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로봇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고, 실생활에 가까이 다가왔다. 세계적으로 큰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에서도 다양한 목적을 가지는 로봇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기업뿐만이 아니다. 정부에서도 로봇 기술을 차세대 먹거리 또는 자국의 성장 전략으로 제시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다시 영화 ‘정이’로 돌아가 보자. 영화에서는 식물인간이 된 윤정이 팀장의 두뇌 정보를 저장해 두고 새로운 모델(특정한 상황에서 전투를 통하여 탈출하는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과 로봇 시스템)에 정보를 심어준다.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한 기억을 저장하고, 저장된 기억을 수정하고 더 발전시켜 새로운 모델에 다시 업로드하여 시뮬레이션시킨다. 또한 윤정이 팀장과 전투를 벌이는 2족 보행 로봇과 보행/주행 겸용 로봇이 등장하여 현란한 움직임을 선보인다. 이것 역시 현재의 로봇 기술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기억의 저장 및 저장된 기억의 수정, 기억을 다시 뇌에 업로드하는 것은 현재 로봇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사지가 불편한 사람을 위하여 뇌 정보를 활용하여 사물을 움직이는 기술은 일부 선보이고 있어, 기억을 저장, 수정 그리고 업로드하는 것도 멀지 않은 미래에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보행 로봇은 우리에게 더 가까이 와 있다. 보스톤다이나믹스를 필두로 많은 로봇 기업들이 보행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여전히 인간의 보행 능력, 영화에서 보여주는 보행 로봇의 걸음걸이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많은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 수준의 보행 능력을 갖는 로봇 출현도 머지않아 가능하리라 생각되며, 이때는 로봇이 한층 더 우리 곁에서 사람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등 다양한 미디어 홍수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로봇 기술 및 로봇 제품이 미디어를 통하여 우리에게 소개된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는 그러한 로봇이 현실에 나타날 것을 기대하는 일종의 희망을 담은 것이다. 

이준석 ssesera@keit.re.kr

<저작권자 © 로봇신문사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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