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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로봇융합연구원 여준구 원장

기사승인 2022.01.23  21: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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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신문은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국내 로봇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주요 기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 계획을 들어보는 기획시리즈 '기관장에게 듣는다'를 마련했습니다. 네 번째 순서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여준구 원장입니다. 

   
▲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여준구 원장

Q. 지난해 국내 로봇산업계는 코로나 위기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난해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해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이룩한 주요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지난해 계속된 COVID-19 상황 속에서도, 원내 모든 구성원의 철저한 방역 노력으로 다행히 코로나 관련 큰 이슈 없이 바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중요한 성과로는 신임 이사장에 고려대 송재복 교수 취임, 로봇직업혁신센터 전용건물 착공식, 어반 로보틱스 및 이노베이션 랩(Urban Robotics and Innovation Lab:URI-L) 부산사무실 부경대 캠퍼스로 이전, 국방로봇경진대회 개최 등 몇 가지를 들수 있습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은 ‘팬데믹 대응 로봇·ICT융합 생활방역 솔루션 개발(과기부 혁신도전 프로젝트 시범사업)’에 KIST, 포스텍과 함께 참여하여 UVC 비접촉 소독과 직접 표면을 닦는 접촉소독 자율방역 로봇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는 2단계 실증 및 사업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국제교류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2019년부터 EU 13개국 22개 기관과 시작한 한-EU공동연구로 KIRO에서 스마트 헬멧을 개발하였고, 작년 10월 스웨덴 소방대원 훈련 시설에서 열린 SST(Small Scale Test)에 참여하여 시연하였습니다. 또한, KIRO에서 예타사업으로 개발한 수중건설로봇 URI-T가 2021 국가연구개발 생명·해양분야 우수성과로 선정되었고, 서갑호 박사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이계홍 박사가 해양수산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꾸준한 노력에 따른 좋은 성과들이 있었던 한해였습니다.

Q. 지난해를 돌이켜보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지난해 국내 41개 기관과 MOU를 체결하였고, 200여 개 기업과 활발한 공동연구, 기업지원을 하였습니다. 현대, 삼성, LIG, 한화, 대동 등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및 창업기업까지 여러 기업과 로봇 및 자동화 관련 활발한 연구개발을 진행하였으며, 대형파이프 제조공정 관련 개발된 로봇 및 자동화 시스템이 직접 제조 현장에서 사용되는 등 가시적인 연구개발 성과도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관들과도 추진하기 위해 2019년 하반기부터 준비하였는데, 지난해도 코로나 상황으로 국제협력 관계를 거의 진행하지 못한 부분이 가장 아쉽습니다.

Q. 새해 국내외 로봇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또 올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로봇산업계의 트랜드나 키워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로봇 분야 투자 및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ESG, 탄소중립, 글로벌 밸류체인(GVC) 이슈 등에 더하여 현대사 초유의 COVID-19 사태까지 겪으며 새로운 지각변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말 기술 주권 확보 차원에서, 로봇을 포함한 10대 전략기술 분야 (AI, 5G·6G, 첨단바이오,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수소, 첨단로봇·제조, 양자, 우주·항공, 사이버보안)를 선정하였습니다. 

또한, CES 2022에 국내외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중소기업들이 로봇을 주제로 참여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올해 많은 기업이 로봇 사업을 미래 핵심 신사업으로 내세우면서 투자와 규모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LG,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서 로봇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한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국내 로봇산업의 선순환 구조의 체계적인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Q. 올해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 방향과 주요 추진 과제에 관해 말씀해주십시오.

위에서 언급했듯이, 4차 산업혁명, DX, 비대면 시대를 맞이해서 다양한 산업 분야와 중소기업 현장에서 더 많은 로봇이 사용될 것입니다. 올해 KIRO는 작년에 시작한 해양수산부 ‘수산식품 스마트가공 기술개발’과 산업통상자원부 ‘선박/항공 분야 제조로봇 표준모델 개발’ 연구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와 함께, 기업과 R&D 협력 및 지원을 확대하여 DX의 일환으로 다양한 산업 현장에 로봇을 접목시킬 계획입니다.

또한, 작년에 시작한 로봇직업혁신센터(RoTIC)에서 현재 로봇 오퍼레이터와 코디네이터 전문인력 양성 교육을 하고 있으며, 많은 구직자 및 재직자들의 호응과 더불어 실제 취업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올해 8월 전용 건물 준공에 따라 RoTIC을 좀 더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이번 대선 후보들이 이름은 다르지만, 공통으로 내세우는 공약이 100만 디지털 혁신 인재 양성입니다. 기업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교육 커리큘럼과 단계별 프로그램 구성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함께 현장에 필요한 디지털 인재 양성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Q.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국내 로봇산업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연구원의 비전은 무엇입니까.

KIRO의 비전은 “로봇융합기술의 사업연계형 연구개발을 선도하는 글로벌 전문연구기관”이 되는 것입니다. 연구·개발된 기술의 현장 적용, 그리고 상용화까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성과 중 하나인 수중건설로봇 URI-T는 개발 직후 기업에 기술이전 되었고, 국내 욕지도 해저 상수관 공사와 베트남 해저 가스관 매설에 투입되는 등 연구과제로 개발된 로봇이 바로 현장에 투입되어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한 보기 드문 사례입니다.

KIRO는 타 연구기관과 다르게 연구원 전체가 로봇 관련된 연구와 기술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한 로봇 분야의 특성상, 연구소, 기업, 대학 등 많은 기관과 함께 협업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관들의 로봇 분야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KIRO가 정부 정책이나 사업기획에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 발족하였던 미래로봇융합기술위원회처럼 지속적으로 협회, 학회, 진흥원 등 혁신 주체들과 함께 한국로봇산업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좋은 의견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입니다.

Q. 국내 로봇산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이 이야기해 왔듯이, 주요 부품의 국산화 비율을 높여야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고가의 특수목적 로봇 장비의 개발 및 시장 진입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로봇뿐 아니라 부품에 대한 공적인 인증, 실증 인프라를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URI-T와 같은 고가의 특수목적 로봇 장비의 경우 개발 후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트랙레코드가 필요합니다. 정부, 진흥원, KIRO 등 관련 기관들이 이와 관련하여 노력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으나, 체계화된 (one-stop) 지원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재 진흥원에서 준비 중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도 이와 같은 부분들이 잘 준비되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Q. 이제 막 로봇산업계에 몸담기 시작한 젊은 세대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이제 막 로봇 분야에 함께 하게 된 분들에게, 좋은 시기에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You are in the right place at the right time!"

1980년대, 산업용 로봇이 현장에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만화영화 속 주인공 로봇이 아닌 실제 로봇의 작업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1990년 전후로 한동안,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초가 된 걷는 로봇(walking robots) 개발이 미국대학 연구실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졌었고, 1990년대에는 무인차의 주요 요소 기술인 SLAM이 모바일 로봇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 청소로봇이 상용화되면서 서비스 로봇의 문을 열었고, 미국 내셔널 로보틱스 이니셔티브(National Robotics Initiative) 일환으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 개발된 협동로봇은 이미 상용화가 되었으며, 수술로봇도 이제는 병원에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요소 기술의 더딘 개발과 사회적 인식(social perception)의 차이로, 로봇이 실생활에 가까이 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아직도 로봇은 미래산업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그동안 반도체, AI, IoT, 5G 등 여러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루어 왔고, 4차 산업혁명, 비대면과 같은 상황에서 로봇에 대한 필요성과 사회적 인식이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우려도 있지만, 사람이 작업하기에 어렵고 힘든 일을 로봇이 하는 반면 로봇 연구 개발자, 오퍼레이터, 코디네이터 등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로봇 밀도 1위 국가이고, 세계 5대 시장에 속하며, 정부가 바뀌어도 그동안 꾸준히 국가 성장 동력의 한 분야로 로봇에 대한 투자를 해왔습니다. 또한 본인이, 대표적인 로봇 분야 국제학술대회 중 하나인 IROS 2003 프로그램 의장을 할 당시 발표 논문 수에서 한국이 세계 3위를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로봇 발전을 위해 큰 노력을 해온 선배들의 뒤를 이어서, 로봇 학문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라며, 글로벌 로봇 시장을 이끌어 가는 세계적인 한국 기업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Q. 새해 개인적으로 또는 기관장으로서 소망하는 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앞서 다른 매체와 인터뷰에서도 언급했듯이, 두 가지 바람이 있습니다. 하나는 로봇 기술이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보다 빠르게 디지털화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국가 발전과 경쟁력은 디지털화를 얼마나 빠르게 이루어 내느냐에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2020년 12월 말에 발간된 미래로봇융합기술위원회 보고서 “미래 로봇 산업발전을 위한 5대 이슈에 대한 정책 제안”에도 기술되었듯이, 로봇 거버넌스 변화와 혁신 주체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합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담당 부서가 기계로봇항공과인데, 담당 공무원들이 수시로 교체되어 지속적인 정책 수립과 추진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로봇이 거의 전 부처에 해당되는 내용이기에 각 부처가 참여하는 로봇산업정책심의회와 같은 정부위원회가 있으나 효과적인 운영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이 우선적으로 고쳐진다면, 현재 우리나라 정부에서 진행 중인 로봇 관련 정책들과 지원 사업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며 한국로봇산업의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래로봇융합위원회 보고서와 같은, 국가 정책에 관한 연구 및 산업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향후 새 정부에서 입법 및 정책 수립과정에 반영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끝으로 올해는 KIRO 창립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KIRO의 전신인 PIRO(포항지능로봇연구소)시절 9명이던 직원이 현재 140여 명이 되었고, 예산 규모도 2018년 대비 2.5배가 되는 기관으로 성장해왔습니다. 1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2월, 미디어와 기업들을 초청하여 KIRO가 보유하고 있는 주요 원천기술, 노하우 기술들에 대한 기술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들이 국내 산업 현장에 널리 적용되며 실질적인 성과를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10주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올해는 코로나 상황이 좋아져서, 국제협력 활성화를 통해 글로벌 연구기관, KIRO 2.0으로 성장하는 원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사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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