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연구 성과 발표
▲ 쿼드콥터 드론이 나뭇가지에 앉아있다. |
새는 크기, 형태, 재질에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의 나뭇가지에 사뿐히 내려 앉을 수 있다. 사뿐히 내려앉는 것은 물론이고 공중에서 물체를 움켜쥐고 날아갈 수도 있다. 새의 이 같은 능력은 새가 갖고 있는 독특한 발톱의 구조에 있다.
스탠포드대 연구진은 앵무새와 맹금류에서 영감을 얻어 공중에서 나뭇가지에 안정적으로 착지하고, 물체를 움켜쥘 수 있는 쿼드콥터 드론용 집게(grasper)를 개발하고 연구 성과를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게재했다.
스탠포드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윌리암 로데릭 등 연구진은 “새들이 하늘을 날고 나뭇가지에 내려앉는 것을 흉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새들은 수백만년의 진화 과정을 통해 아무리 복잡하고 변화가 심하더라도 숲속에서 아주 쉽게 나뭇가지에 내려앉고 공중에서 먹잇감을 낚아챌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새에서 영감을 얻어 쿼드콥터 드론에 부착할 수 있는 집게인 ‘스내그(SNAG·stereotyped nature-inspired aerial grasper)’를 개발했다. 스내그는 쿼드콥터 드론이 나뭇가지에 안정적으로 착륙하고, 물체를 잡아 운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연구팀은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스내그를 제작했다. 여러 개의 발톱을 갖고 있는 스내그 안에는 모터와 근육, 힘줄 역할을 하는 낚시줄 등이 들어있다. 또한 스내그는 착륙하거나 물체를 잡을 때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기계적인 메카니즘을 갖추고 있다. 쿼드콥터가 빠르게 비행하면서 나뭇가지에 착륙하더라도 스내그에 부착된 잠금 장치와 가속도계를 활용해 균형 알고리즘이 작동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먹이감처럼 생긴 인공물이나 빈 백을 손으로 던져주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쿼드콥터에 부착된 집게를 통해 물체를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향후 쿼드콥터에 온도센서, 습도센서 등을 부착해 오레곤주에 있는 숲속에서 미세한 기상 상황 변화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