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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유진로봇

기사승인 2021.10.14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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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유진로봇은 1993년 설립된 국내 대표적인 로봇기업이다. 2005년 소형 청소로봇 ‘아이클레보’를 처음 출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후속 모델을 출시하면서 청소로봇 시장의 메이저로 군림해왔다. 청소로봇 등 기업과 고객간 거래(B2C)가 주력 제품이었지만 2019년부터 다양한 물류 시장을 목표로 한 자율주행 솔루션 사업 등의 기업간 거래(B2B) 중심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로봇 이외에도 완구 사업으로 한때 사업 영역을 확장하였지만 최근 유아용품 및 장난감 판매기업 가이아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순수 로봇 사업만 남게 되었고 향후 모든 역량을 로봇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활동을 선봉에서 이끌고 있는 사람이 박성주 대표다. 박 대표는 2000년 유진로봇에 입사 이후 청소로봇, 물류로봇 고카트(GoCart) 등 완제품 로봇 개발을 진두지휘했으며, 지난 2018년부터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에 올라 3D 라이다(LiDAR) 센서, 자율주행 솔루션 등 로봇 부품 및 솔루션 기술개발을 추진했다. 올해 2월 말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유진로봇의 변화와 새로운 도약을 이끌며 새로운 유진로봇 2.0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글로벌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유진로봇의 박성주 대표(59)를 지난 6일 인천 송도 유진로봇 본사에서 만나 유진로봇이 변화를 선택한 이유와 변화 후 성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유진로봇 박성주 대표이사

오늘(지난 6일) 유진로봇이 가지고 있던 가이아 지분 50.25%를 가이아에 매각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이번 가이아 매각 목적은 경영 효율화와 로봇사업의 집중에 따른 사업 안정성을 촉진하고, 로봇 핵심기술과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회사의 자원 집중을 통해 기업 가치를 효율적으로 증가시키기 위한 목적입니다. 이번 매각을 통해 유진로봇은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고 흑자전환을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부채 감소 효과로 인한 연결 재무제표상 부채비율도 개선될 것입니다. 이번 매각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계획된 절차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솔루션 기술력을 보유한 유진로봇이 본격적인 글로벌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2019년 이후 B2C에서 다양한 물류시장을 목표로 한 자율주행 솔루션 사업의 B2B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오고 있습니다. 갑자기 사업 구조를 변화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국내외에서 많은 기업들을 만나다 보니 다른 산업에서 돈을 벌어 로봇 사업을 하려는 회사가 의외로 많습니다. 몇 천억에서 조 단위 회사들이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데 이들 기업들을 보면 수요자의 하나로 로봇사업을 시작하거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해, 아니면 미래 로봇산업이 유망하다고 하니 새로이 로봇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 회사를 보면서 솔루션 사업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B2C를 해서는 자금력이 막강한 기업들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았고 이런 기업들과 협력 모델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국내 대기업도 그렇고 매출이 별로 없는 해외 로봇기업들도 규모는 작아도 로봇 엔지니어들을 최소 200~300명 가져가고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 바탕위에 전략을 잘 세우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니면 안 되는 영역과 남도 할 수 있는 것을 분명히 구분해야 되고, 역할이 좁아지더라도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과 우리가 안해도 될 것을 구분해서 명확하게 가져가야 해외시장에서 경쟁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유진로봇 송도 본사 사옥

사업 구조를 전환하기 시작한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어떤 성과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는 물류로봇 시장의 핵심요소인 고카트 자율이동로봇 사업에 전력을 다할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의 구성요소인 라이다 센서, SLAM 콘트롤러 같은 다양한 제품도 성공적으로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라이다 센서, SLAM, 내비게이션, 세이프티 컨트롤러(Safety controllers), 고카트 자율주행로봇, 시스템 통합을 할 수 있는 다중로봇제어시스템(FMS) 등을 통해 엔드-투-엔드 공급이 가능한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 진출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현재 유진로봇은 모바일 로봇의 국제표준 ‘ISO 13482’ 인증을 보유한 전 세계에서 3개 밖에 안되는 업체 중 하나이며 국내에서는 유일합니다. 고카트(GoCart) 물류 로봇의 경우 현재 유럽지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B2B 인력을 확대하고 외부 인재를 영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 들어 사내 B2B 영업 마케팅 부서 인력을 대거 확충하고 미국시장 내 B2B 사업 경험이 많은 외부 임원을 영입하는 등 체질개선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전체 인력은 155명이고 그 중 연구 인력이 80명 정도 됩니다. 송도로 본사를 이전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면서 연구 인력을 더욱 증원했습니다. 완제품 사업보다 비즈니스 영역은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사람은 더 늘었습니다. 그만큼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고, 상용화를 하려면 그런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고 투자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유진로봇 입장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새로운 먹거리가 창출되기 위해 투자가 일어나는 과도기적 시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로봇 사업은 처음부터 해외를 목표로 했고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 이번 달부터 팀이 한 달 정도 유럽과 미국에 출장을 가서 영업마케팅 활동을 펼칩니다.

올해 비즈니스 성과는 어떤지요. 

올해까지는 투자 위주가 될 것 같습니다. 올해 말 또는 내년에는 회사가 흑자를 예상하고 있고 코로나 영향 때문에 좋지 않은 시기지만 현재까지는 예상대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비본질 사업을 정리해 회사 역량을 로봇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작년부터 계속 비본질 사업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매출 감소 효과가 있겠지만 재무 건전성도 좋아지고 또 우리가 본질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로봇 사업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징표가 될 겁니다. 이제 B2B 본질의 사업 준비는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초부터 유럽이나 미국에 영업마케팅을 시작했는데 결과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유진로봇 아이클레보 G7 플러스 로봇청소기

비즈니스 모델이 청소 로봇과 자율주행 솔루션, SI 사업 등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진다고 보면 되나요?

그렇습니다. 기존에 있던 SI사업부는 주로 조립자동화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최근 조립과 물류 자동화까지 확장해서 부서 간의 시너지를 낼 수 있게 사업 모델을 조정했습니다. 투자자인 밀레도 이런 방향성에 대해 적극 찬성하고 밀어주고 있습니다.

밀레와 향후 적극적으로 비즈니스를 강화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리던데요...

밀레와 지금까지는 청소로봇 위주로 협력해왔고 얼마 전부터 물류나 AMS 관련 사업까지 확장해서 같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밀레 입장에서도 이것이 신사업이라 협력이 잘 되고 있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밀레는 투자자인 동시에 최대 고객이기도 하고 사업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우리가 비본질 사업들을 정리하고 로봇사업 본질에 집중하면 밀레나 파트너 기업들과의 긴밀도가 더 높아져 큰 효과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파급 효과는 훨씬 클 것입니다.

   
▲국내 최초 모바일로봇 ISO 13482 인증을 받은 유진로봇 '고카트(GoCart)'

국내에서 자율주행 기업과의 협력 등은 어떤지요? 

자율주행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들과 언제든 협력할 용의가 있고 지속적인 협의는 이뤄지고 있습니다. 로봇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자유롭게 협력할 수 있어야 로봇산업이 빠르게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로봇 전문가로서 스타트업에게 조언을 좀 해 주신다면..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로봇 전문가가 하는 게 맞지만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는 소비자 쪽과 시장을 잘 보는 회사가 주도적으로 해 나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아이로봇의 콜린 앵글 CEO가 청소로봇인 아이로봇 매출이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한 시기가 TV 광고에서 로봇이라는 말을 빼고 자동 청소기라고 한 시기와 일치한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너무 로봇이라는 프레임에 가두기보다는 로봇 기술을 이용해 우리 생활 속에 기여하는 제품으로 포지셔닝 하는 게 오히려 맞는 것 같습니다. 수요자가 원하는 것을 잘 구현하는 것이 로봇 기술이기 때문에 그 기술을 탑재하면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으므로 생각을 바꿔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인더스트리 별로 로봇의 역할을 고려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실내용 자율주행기술에 적용되는 3D 스캐닝 라이다 ‘YRL3 시리즈’

대표님께서 보시기에는 로봇 산업이 언제쯤 개화할 것 같나요?

청소로봇이 일반화 된 것은 기술의 완성도가 떨어져도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기술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수용을 안 하는데 청소로봇은 가격대비 성능면에서 괜찮았다고 봅니다. 그 다음은 자율주행 분야가 상용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율주행을 필요로 하는 산업에는 모두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율주행 하나만 갖고도 굉장히 많은 임팩트가 있을 것이고, 그런 맥락에서 저는 로봇산업이 개화를 시작했고 빠르게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니퓰레이션 기술도 최근 협동 로봇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자율주행 기술과 합쳐지면 더 많은 시너지를 낼 것입니다. 현재의 몇 몇 핵심 기술만 갖고도 산업이 크고 있는데 지금까지 너무 새로운 것만 추구하다 보니 오히려 산업 발전이 더디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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