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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로봇 공학자' (37) 인천대 장한뜻 교수

기사승인 2020.06.04  14: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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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로봇공학자(Young Robot Engineer)' 코너는 한국로봇학회와 로봇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물로 미래 한국 로봇산업을 이끌어 갈 젊은 로봇 공학자를 발굴해 소개하는데 있다.

37번째 인터뷰는 인천대 장한뜻 교수(34)이다. 장 교수는 일본 오사카대에서 기계공학으로 학사, 석사학위 취득후 한국으로 귀국해 2019년 2월 KAIS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후 KAIST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2019년 9월부터 현재까지 인천대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바이오로보틱스 분야 중 Physical Human Robot Interaction(물리적 인간-로봇 상호 작용), Variable Stiffness Actuator(가변 강성 구동기), Prothesis(의지), Exoskeleton(외골격 로봇)과 Nonlinear system control theory(비선형시스템 제어이론), Bio-signal processing for motion intent extraction(운동 의도 추출에 관한 생체 신호 처리 기술)이다. 2014년 KAIST 기계공학부문 최우수 조교상, 2015년 제30회 ICROS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Q. 인천대 기계공학과에 조교수로 재직 중이신데 학교 기계공학과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인천대학교 기계공학과는 기계공학이라는 학문적인 특성에 충실하여 인류의 생활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해주는 수많은 종류의 기계들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시켜 산업체, 공기업 및 연구소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우수한 엔지니어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재학생은 약 600명이고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 및 역량을 갖춘 20여분의 교수님들 밑에서 교육받고 있습니다.

교육 내용은 전통적인 기계공학과정을 근간으로 하여 신재생 에너지, 나노소재에 이어 최근에는 제 전공인 로봇과 바이오와 같은 첨단 융합공학과정들까지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로봇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우수한 후학을 양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최근 국책과제로 Development of Next Generation Motion Intention Recognition Technology for Safe Physical Human-Robot Interaction을 연구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연구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외에도 다른 연구를 하고 계신 것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학부생 시절부터 의수나 의족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석사과정에서는 의공학을 부전공하며 인간의 근골격계의 동역학적 특성이 운동 제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이론적인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박사과정시절부터는 인간과 로봇이 물리적으로 상호작용을 할 때 필요한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는 크게 두가지를 연구 주제를 수행하였는데, 첫 번째는 하드웨어 연구로써 인간의 구동기인 근육이 갖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를 구현하면서도 근육처럼 적은 무게에 강한 토크를 낼 수 있는 구동기의 개발이고, 두 번째는 인터페이스 연구로써 인간의 운동 의도를 정확하게 인식하여 시간 지연 없이 로봇에게 명령할 수 있는 생체신호 처리 기술입니다.

이 두 가지 주제는 수준 높은 의수나 의족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파생될 수 있는 기술로써 앞으로도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 개발에 임할 생각입니다.

Q. KAIST에서 “Development of Self-stabilizing Variable Stiffness Actuation System with Variable Radius Gear and High Torque Motor” 라는 제목으로 2019년 2월 박사 학위를 받으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연구 주제를 택하게 된 데에는 기술적인 관점보다는 조금 더 자연과학적인 관점이 주요하게 작용하였습니다.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인간의 신경은 나트륨 칼륨 이온채널의 전파를 통해 신호를 전달하게 되는데 물질 수송이 동반되는 만큼 인간이 만든 로봇에 비해 전달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제어공학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속도로는 도저히 안정한 제어가 가능할 수 없는데, 인간은 이런 놀라운 일을 해내고 있다는 점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간 근골격계의 동역학적인 특성 자체가 피드백 시스템이 불완전하더라도 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아닐까하는 가설을 세우게 되었고 이를 자기 안정화 (self-stabilization)라고 부른 뒤 이를 위한 조건을 수학적으로 구하게 되었습니다.


 

   
▲박사학위 논문 발표 당시 모습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은 인간 근육의 동역학적 특성이 하필 이 조건을 만족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로봇에 응용하고자 저는 이 조건을 만족하는 기계시스템을 개발하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인간 근골격계처럼 관절 강성을 피드백제어나 연산 장치 없이 기계적인 구조만으로 정확히 변경할 수 있는 가변강성 구동기(VSA)를 개발할 수 있었고, 해당 연구를 통해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연구 방법이 특이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인데, 연구 방향을 매 순간의 가설과 검증 결과가 이끄는 대로 수정하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정해 놓지 않고 진리를 하나씩 밝혀가는 과정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것을 다시 연구 원동력으로 삼기에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근골격계의 해부학적 구조를 모사한 가변반경기어

Q. 주 관심 분야가 바이오로보틱스 분야 중 Physical Human Robot Interaction(물리적 인간-로봇 상호 작용), Variable Stiffness Actuator(가변 강성 구동기), Prothesis(의지), Exoskeleton(외골격 로봇)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이오 로보틱스 분야의 최신 기술 트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로봇 공학은 워낙 빠르게 변하고 있고 연구자의 수만큼 정말 다양한 접근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신 기술이라고 인식한 순간 이미 지나간 기술이 되어버린 경우도 많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최신 트렌드가 이것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역시나 로봇 공학의 주된 관심사이자 기본은 물리적인 접촉에도 인간의 안전성이 보장되는 로봇의 개발이라고 생각됩니다.

최근에는 인공 지능 관련 기술들과 연산 장치들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방대한 계산량을 동원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하는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되지만, 많은 우수 연구자들이 이미 연구를 하고 있는 만큼 저는 의공학 부전공 경험을 살려서 상대적으로는 낮은 관심을 받는 인간의 운동 제어 원리를 제어 공학 관점에서 규명하고 이를 로봇 개발에 응용하고자 하는 접근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저 뿐만 아니라 바이오 로보틱스 분야는 정말 다양한 연구자들이 본인만의 새로운 접근을 통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미래가 기대되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발한 고밀도 토크 모터와 전자기장 해석 결과

Q. 특이하게도 일본 오사카대에서 기계공학으로 학사, 석사를 마치고 귀국해서 KAIST에서 박사를 마치셨는데 로봇을 하시게 된 동기가 있다면?

저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 한국과 일본이 체결한 한일이공계 국비 유학생 파견사업 7년차에 선발되어 고등학교 졸업 후 일본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학교는 오사카대학으로 일본내 특히 기계공학 분야에서 순위권에 드는 학교로 로봇 공학 분야에서도 유명한 학교 중 한 곳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로봇공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니었고, 학부생 시절부터 수학 그 중에서도 특히 미분방정식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응용 분야인 제어공학에 굉장히 심취하여 밤낮으로 공부하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제어공학의 정수라 할 수 있는 혼다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가 계단을 오르던 중에 그만 넘어지는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만, 그날 밤 저는 너무 실망하여 재미있게 공부하던 제어공학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일본에서 석사 과정 지도 교수님이 강의 중에 Passive dynamic walker라 불리는 구동기는 물론 센서, 제어기, 연산기가 일체 없는 로봇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기계가 경사면을 안정하게 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고 안정화 원리를 제어공학을 통해 설명해주셨는데 감동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날 저는 인간 근골격계도 그 자체의 동역학적인 특성이 제어를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복잡한 연산도 없고 느린 신경 전달 속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안정한 제어가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우게 되었고, 이를 수학적으로 증명하고 응용해서 인간 같은 로봇을 개발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어 로봇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10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까지 계속 연구를 하게 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근골격계를 모사한 가변강성구동기를 사용한 안정한 피드포워드 제어

Q. 일본 로봇연구의 강점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사실 제 연구를 소개하면 방법론이 ‘특이하다’와 ‘재미있다’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아마 학부 및 석사과정에서 6년 넘게 일본 유학하면서 체득한 경험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인구 1억이 넘는 작지 않은 나라인데다 로봇 강국이다 보니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로봇 연구자가 존재하기에 한마디로 모든 일본 로봇 연구에 대해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굳이 말하자면 일본 로봇 연구의 강점은 당장 실용적인 것만 연구하지 않는 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이 실적 지표를 채우기보다는 자신의 연구를 즐기는데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진행합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렇게 즐기며 30년 이상을 연구하다 보면 그 분야에 대가가 탄생하게 되고 이런 분들이 일본 로봇뿐만 아니라 이공계를 이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우리나라를 무조건적으로 일본과 비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조금만 더 연구자들에게 단기적인 실적 압박보다는 장기적인 꿈을 가지고 순수한 학문적 가치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구 풍토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연구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연구 성향에서 비롯된다고 생각되는데, 주로 결과를 정해 놓지 않고 그 때 그 때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얻어지는 결과에 영감을 받아 새로운 로봇을 개발하다 보니 가설이 맞을 때는 로봇 개발이 탄력을 받지만, 예상과 다를 때에는 방향을 잃어 곤란에 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인간 실험을 동반하는 경우는 인간은 표준화 및 규격화된 모델을 동원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고 몇 달간 연구한 결과가 하루아침에 무의미해 지는 (물론 실패로부터 성장하지만)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하다보면 보통 좋은 결과에 이른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도 묵묵히 한걸음씩 나아가는 기분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Q.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있다면?

제 연구 목표는 현재 연구하고 있는 인간 로봇 물리적 상호작용 분야에서 인간과 동등한 혹은 이를 넘어서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기술적 측면에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유연하지만 강력한 구동기, 지연 시간 없는 높은 신호대잡음비의 생체 신호 인터페이스 기술이 핵심적인 원천 기술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해당 연구에 계속 매진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기술적 측면 이외에도 과학적 측면에서 바이오 로봇 분야는 로봇 개발을 통해 간접적으로 인간의 운동 제어 원리를 밝히는 것이 가능한 인류 지식의 진보에도 기여가 높은 학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의 학자로써 로봇 개발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의 진보는 물론 우리 인류가 아직 보지 못했던 새로운 진리 탐구라는 두 가지 목표 모두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근육 단위의 신호를 분해하여 운동의도를 추정하는 다채널 근전위 인터페이스

Q. 로봇공학을 연구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로봇 공학은 다른 기계공학과의 여러 분야와는 다르게 신생학문인데다 융합적 성격이 매우 강한 학문입니다. 물론 학자마다 로봇 공학이 의미하는 바는 천차만별이겠지만, 만약 제가 로봇 공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면 저는 로봇 공학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한 학문이라고 대답합니다.

단순히 기계적인 로봇 개발을 뛰어넘어 인간을 닮거나 생명체 원리를 응용 및 검증하는 로봇 개발 과정을 통해 우리 인간에 대한 폭 넓은 이해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계공학 및 전기전자공학 뿐만 아니라 해부학, 생리학 등 많은 다른 분야의 지식이 동시에 준비되어야 합니다. 학문의 구분은 우리 인간의 편리를 위해 나누어 놓은 것일 뿐 자연에는 그 학문적 경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 및 후배들에게 단순히 로봇 공학을 연구하겠다고 로봇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여러 학문의 공부를 해보기를 조언하고 싶습니다.

Q. 국내 로봇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조언을 해 주신다면...

제가 감히 로봇 산업에 관해 어떤 조언을 할 만한 위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제 짧은 소견을 말씀드리자면, 현재 많은 로봇들이 개발되어서 상용화에 성공을 하고 있지만 아직 드론, 로봇 청소기, 산업용 로봇 등 일부 분야에 국한된 것이 사실입니다. 로봇의 성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아직 성숙하지 못한 것이 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아직 가야할 길이 먼 분야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산학이 협력하여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간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을 접하게 될 날도 먼 미래는 아니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학계와 현장 사이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산학이 서로 노력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연구에 주로 영향을 받은 교수님이나 연구자가 계시다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연구의 시작을 할 수 있게 영감을 주신 석사과정의 지도 교수님이신 일본 오사카대학의 Koichi Osuka(고이치 오스카) 교수님과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연구임에도 계속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원조를 아끼지 않으시면서 지도를 해주신 박사과정때 지도 교수님이신 KAIST 김정 교수님이십니다.

두 분이 안 계셨다면 자유롭게 연구 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것이고 성과가 나오지 않는 기간에도 항상 믿고 지켜봐주신 교수님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도 이제 교육자의 길에 접어들어 두 분의 교수님들께 제가 배운 바를 학생들에게 전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조규남 ceo@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사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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