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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로봇 공학자'(33)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종원 박사

기사승인 2020.03.09  00: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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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로봇공학자(Young Robot Engineer)' 코너는 한국로봇학회와 로봇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물로 미래 한국 로봇산업을 이끌어 갈 젊은 로봇 공학자를 발굴해 소개하는데 있다.

33번째 인터뷰는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종원 박사다. 박 박사는 1983년 부산 출생으로 성균관대에서 기계공학으로 학사, KAIST에서 기계공학으로 석사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5년 1월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2018년 9월부터 한남대 겸임교수도 겸하고 있다.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YTN 사이언스 호기심팩토리 진행자, 2019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한국정책방송원 KTV 과학톡 프로그램 패널로도 활동했다. 2016년 저서 '비욘드 2030', 2019년 '미래를 달리는 로봇'을 출간했고, 이 도서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세종도서'에 선정되는 등 과학문화 대중화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2017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로보틱스 챌린지 우승, 2018년 Science Slam D 왕중왕전 우승, 
2018년 ‘과기정통부 공감우수사례’ 장관상, 2018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과학문화 대중화 과학커뮤니케이터 상, 2019년 한국과학기자협회, ‘과학커뮤니케이터’ 상 등을 수상했다. 대학시절 아마추어 보디빌더로도 활동했으며, 유튜브 채널 2개(KAIST MSC Lab, KAERI Robot Lab)도 운용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종원 박사

Q.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원자력 종합 연구개발 기관으로, 지난 60여년간 핵연료 국산화, 한국표준형원전 설계, 연구용 원자로 설계·건설 등 원자력 기술 자립과 원자력 기술 선진화를 앞장서 이끌어 왔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민 안심 원자력 기술 개발로 사람과 환경 중심의 안전한 사회 구축에 기여하고 새로운 기술영역을 개척하여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소속된 로봇응용연구부(부장 정경민)는 원자력 에너지를 보다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로봇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주요 연구 분야로는 작업자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고방사선 구역에서의 검사와 유지보수, 원자력 사고 대응 그리고 원전 해체가 있습니다.

Q. 최근 하고 계신 연구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원자력 사고 대응 로봇, 암스트롱 (ARMstrong: Accident Response Manipulator)을 개발 중입니다. 암스트롱은 2018년부터 ‘원자력비상상황 무인대응체계 구축 및 운영’ 과제의 지원을 받아 개발 중이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원자력 비상상황에서 무인 대응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사고 대응 로봇, 암스트롱

기존에도 다양한 재난 시나리오를 고려한 로봇들이 개발된 바 있지만 실제 상황에 적용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재난 상황에서의 소방, 잔해물 제거, 인명 구조 등의 작업에는 큰 힘이 요구되는데, 기존의 로봇 팔은 대부분 10kg 내외의 힘만 낼 수 있어서 실질적인 적용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암스트롱은 중장비에서 큰 출력을 내는 유압시스템의 장점을 적용하여 한 팔에 100kg 이상을 핸들링 가능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이러한 큰 힘과 조작 능력을 바탕으로 사고 잔해물 처리, 무거운 문 개폐, 산업용 밸브 조작, 위험물 이송 등을 쉽게 수행 가능합니다.

   
▲로봇 암스트롱과 함께

Q. 주요 관심분야 및 연구분야가 재난대응 로봇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난 대응 로봇 개발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재난 대응 로봇이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높은 성능과 신뢰도, 그리고 사용 편의성이 좋아야 합니다.

암스트롱은 고(高)중량물을 쉽게 들수 있으면서 세밀한 조작 능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정밀 유압제어 시스템과 제어기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현장에서의 로봇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실외에서 시험 운용을 실시하고 있으며, 연내에는 방사능 방재 훈련에 참가하여 원전 사고 시나리오에서의 활용성과 신뢰도를 검증할 계획입니다.

또한 로봇관련 전문지식 없이도 누구나 원격지에서 로봇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사용 편의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 중입니다. 복잡한 구동을 하는 로봇을 직관적으로 조작하기 위한 미니어처 로봇 마스터를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시험 중입니다.

Q. KAIST 기계공학부에서 “고속 주행 이족 로봇, 랩터: 플랫폼 설계 및 계층 제어”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논문이 어떤 내용인지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족형 로봇 왜 속도가 느릴까?’ 라는 질문에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족형 로봇의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여전히 바퀴 굴림 방식에 비해 속도가 많이 느린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족형 로봇의 속도를 어떻게 하면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하였습니다.

   
▲랩터 사진전

고속으로 달리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하여 전통적인 로봇의 복잡한 다리 구조를 생체모사를 적용하여 단순화하고,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활용하여 경량화하여 유사한 크기의 로봇 무게 대비 20%수준의 매우 가벼운 로봇을 개발하였습니다.

또한 공룡이 꼬리를 통해 균형을 잡는 방식에 착안하여 회전 가능한 꼬리와 균형제어 기법을 적용함으로써 시속 46km로 빠르게 달리면서도 장애물을 만났을 때 쉽고 안정적으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 할 수 있었습니다.

Q. KAIST 박사 과정으로 있을 때 고속주행 이족로봇 랩터를 개발해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족 로봇을 개발하게 된 동기와 동물을 모방한 로봇과 관련한 최근 연구 동향을 설명 부탁 드립니다.

생명체는 오랜 기간 지구환경에 적응하면서 저마다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체의 특징을 잘 분석하고 적용하면 기존에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 가능합니다.

생체 모사 로봇 기술은 전통적 로봇개발 방식과 차별화된 독특한 영역으로써 매우 흥미롭게 여겨졌고, 학위기간 동안 즐겁게 연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생체모사 족형 로봇분야는 많이 성숙되어 일부 연구 그룹에서는 상용화를 앞두고 있으며 향후로도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는 분야로 여겨집니다.

   
▲2019 과학언론상 시상식 모습

Q. 박사님이 집필한 ‘미래를 달리는 로봇’ 서적이 작년 세종도서에 선정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직도 로봇이 걷기가 쉽지 않은데요, 언제쯤 달리는 로봇이 개발되어 일상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까요?

기존에 멀게만 느껴졌던 족형 로봇의 기술 개발은 점차 상용화 수준으로 성숙되고 있습니다. 보스턴 다아니믹스에서 개발한 사족로봇 스팟의 경우 현재 전력 회사, 유전 시설 등에 시험 적용 되고 있습니다. 또한 애질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사의 디지트(Digit)같은 로봇은 기존의 자율주행차량 기술과 접목하여 택배물을 직접 문 앞까지 전달하는 라스트마일 배송작업을 시험 중입니다.

이러한 족형 로봇들은 통제된 산업 시설 등에서부터 활용되기 시작하여 5년 내에 우리 주위에서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형태의 로봇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Q. 방송이나 저술 활동 등 과학문화 대중화를 위해서도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려운 과학기술을 대중에게 쉽게 설명하는 나름의 비법이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평소에 연구원에 견학오시는 분들이 많아 대중 소통의 기회가 잦은 편입니다. 찾아오시는 손님들에게 처음에는 연구자들이 주로 쓰는 전문용어로 소개하였으나 청중들이 명확히 이해하기 힘들어 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최대한 전문용어를 배제하고 쉬운 단어 위주로 설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설명이 지루하지 않게 글자보다는 사진과 영상 위주의 자료를 활용하고 적절한 유머도 섞어 자료를 만들고 있습니다.

Q. 로봇을 하시게 된 동기가 있다면...

어린 시절 막연하게 로봇을 좋아하긴 했지만 커서 실제로 로봇을 개발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대학생때 아이언맨을 접하고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당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있었던 저에게는 주인공이 역경을 해쳐가는 과정보다는 어떻게 로봇을 디자인하고 개발하고 보완해 나가는지가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이후, 자연스럽게 로봇연구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로봇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동료들과의 실험 모습

Q.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있다면?

현재 개발 중인 암스트롱 로봇이 실제 재난 환경에서 사람을 구조하고 사고 상황 복구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암스트롱 로봇 기술에서 파생하여 원자력 발전소 해체, 폭발물 제거와 같은 극한 작업 분야, 제조, 건설, 물류 등의 기간산업 및 작업자의 안전성이 중요한 작업에 활용 가능한 로봇으로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로봇공학자로서 꼭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나 로봇 제품이 있다면?

로봇 연구자로써 가장 큰 도전은 로봇의 상용화입니다. 2017년에 있었던 IAEA로보틱스 챌린지는 사용후 핵연료 점검을 사찰관 대신 자동으로 하는 로봇 개발을 목표로 치러진 국제 대회였습니다. 대회 본선에서 수상로봇으로 선정되었고 보완 개발을 통해, IAEA 본부에서의 시험 및 핀란드 원자력 발전소에서 실용성 검증 평가를 거쳤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제 상용화까지는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실패 경험을 기반으로 원자력 로봇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좀 더 쉽게 활용가능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는 로봇 시스템을 꼭 개발해 보고 싶습니다.

   
▲ 2017년에 있었던 IAEA로보틱스 챌린지 당시 모습

Q. 로봇공학자가 되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로봇은 기계, 전자, 전산 그리고 최근에는 인공지능 분야에 이르는 폭넓은 융합 학문입니다. 또한 최근 들어 그 어떤 분야보다도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대중 강연 모습

Q. 국내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

기존 제조 로봇 중심의 로봇 산업은 최근 들어 가정용 청소로봇을 필두로 다양한 서비스 로봇분야로 급속히 확장되어 가고 있습니다. 또한 향후에는 로봇산업의 규모가 자동차 산업을 추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세계 시장에서 로봇 분야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나 연구소,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두터운 연구 지원과 인력양성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연구에 주로 영향을 받은 분이나 연구자가 계시다면...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마크 레이버트 사장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수십 년간 난제 중 하나였던 족형 로봇 분야를 선도해오면서 로봇 기술의 한계를 넓히는 연구를 하는 모습에 한 명의 연구자로써 존경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도 제가 가진 기술의 한계를 확대하여 더 많은 사람이 로봇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 하고 싶습니다.

조규남 ceo@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사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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