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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로봇융합연구원 여준구 원장

기사승인 2020.01.27  21: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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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신문은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아 국내 로봇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주요 기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 계획을 들어보는 기획시리즈 '기관장에게 듣는다'를 마련했습니다. 네 번째 순서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여준구 원장입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여준구 원장

Q. 지난해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의 주요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요

작년 7월 원장 취임 후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니, 전신기관인 PIRO부터 14년이라는 기간 동안 꾸준히 성장해 온 KIRO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크고 작은 연구사업들을 수행하였지만, 수중로봇, 재난안전로봇, 배관/건설로봇, 농업자동화로봇 네 분야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2019년도 주요 성과 몇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해양수산부 지원으로 지난 6년간 개발한 수중건설로봇 URI-T가 성공적인 실해역 시험을 마치고 개발이 완료됨과 동시에 기술이전이 되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영 욕지도 상수도관 해저 부설 및 매설작업에 투입되어 1단계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었습니다. 연구실험실에서 개발된 로봇이 바로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을 정도의 TRL-8/9 완성도를 구현하기가 쉽지 않은데 25톤 가량 되는 대형 수중로봇이 열악한 수중 작업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첫 상용사업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보인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국민안전로봇연구사업의 주요 시설인 KIRO 안전로봇실증센터를 개소하면서 장갑차로봇, 인명탐지센서, 드론 등 그 동안의 연구 성과물이 대중에게 처음 공개되기도 하였습니다. KIRO 안전로봇실증센터는 2000평 규모의 로봇 전용 실외 시험장, 내열저항시험장비, 대형 바이오 금속∙3D 프린팅 장비 등 다수의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안전 로봇은 물론 건설, 국방, 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성능 테스트가 가능합니다. 실증센터를 기반으로 KIRO는 현장 중심 실외용 로봇 개발 및 제품의 실증시험/인증을 지원함으로써 국내 로봇기업을 육성∙지원할 계획이며, 현재 5개 이상의 기업이 입주하여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FRP원형 덕트 내부 접합로봇의 공개 시연회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과 제반 건설로봇 공동연구개발을 위한 MOU를 하였고, 기업체와 협력을 통해 해당 산업발전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기 위해 POSCO/RIST, LIG 등 주요 기업들과 MOU를 진행하였습니다.

내부적으로는 Korea Institute of Robotics and Technology Convergence로 영문명칭 변경을 하였고 그 약자는 이미 익숙한 KIRO 그대로 하기로 하였습니다. 조직개편을 통해 포항 지곡동 KIRO 본원과 영일만 안전로봇실증센터를 중심으로 한 2개 연구본부로 간소화하였고, 안동은 연구본부 산하 농업로봇자동화센터로, 서울과 부산 연구실은 Urban Robotics & Innovation (URI) Lab. - Seoul, Busan으로 명칭하여 본원중심 관리체계를 완성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원내 각종 제 규정을 재정비하였고, 근무제도와 평가제도를 포함한 여러 제도의 선진화도 마무리하였습니다. 취임 후 약 5개월 정도의 기간이었지만, 구성원들의 협조와 노력으로 2019년도를 많은 성과와 함께 계획대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Q. 올해 로봇융합연구원의 사업 방향과 주요 추진 과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올해 KIRO에서 새로이 시작하는 대외사업으로는 정보통신기술, 인공지능 등 신기술 융합 제품 개발 및 기술검증을 위한 종합성능평가 장치 구축과 시제품 제작 지원, 제품의 시험인증 등을 일괄 지원하는 ▲신기술융합기반 지능형 기계부품 산업 고도화 기반 조성사업에 참여기관으로 함께 할 예정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오는 6월 안동에 농업로봇자동화연구센터 ▲밭농업 로봇 테스트베드와 실증연구센터, 비즈니스지원센터 개소를 앞두고 있습니다. 연구/테스트 인프라를 기반으로 로봇기술의 농기계 접목을 통해 기존 농기계제작 기업들을 지원하고 스마트팜 등에 사용되는 농업자동화 기술 개발도 본격적으로 추진 할 계획입니다. 그 외, 지난 연말에 구성한 ▲로봇융합기술정책센터와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미래로봇융합기술위원회를 본격 가동하여, 정부의 요청이나 정책수립 대응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에서부터 로봇 상품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 걸쳐 정책과 프로세스의 문제점과 이슈들을 발굴하고 개선책을 제안하는 정책 브레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Q. 새해 국내외 로봇산업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우리나라는 로봇산업을 노무현 정부 때부터 이름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계속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하고 육성해왔습니다. 로봇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로 최근 5G, AI, AR/VR과 같은 핵심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지능로봇개발 및 응용과 관련된 산업체 관심이 더욱 높아진 분야입니다. 올해 개최된 CES 2020의 핵심키워드처럼, 증시전문가들도 5G, AI, 모빌리티,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푸드테크와 함께 로봇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삼성, LG, 현대차와 같은 국내 대기업들도 로봇, 웨어러블 분야에 적극적인 관심과 함께 투자를 시작하였으며 이제 자동차는 전기와 모터로 구동하는 로봇이 되어 가고 있으며 이는 자율운항선박, 무인 항만물류시스템 개발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데이터3법이 큰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이는 국내 AI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AI와 로봇이 접목되었을 때의 변화는 상상 이상이 될 것입니다. 특히 실생활에 적용되는 서비스 로봇분야의 혁신적인 발전이 기대됩니다.

Q. 우리나라 로봇 발전을 위해 신년에 추진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2004년 미국 NSF Information & Intelligent Systems PD로 재직 시 '국제 로봇분야 연구개발 현황 조사단'의 일원으로 한국 로봇기술 연구현황에 대한 조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여 과기부 기자 간담회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한국이 국제 학회 발표 논문 수에서 세계 3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한국산 로봇이 국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기 위해서는 핵심부품의 국산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핵심부품의 국산화에는 큰 성과가 없었습니다. 지난 해 한-일 관계로 인해 다시 부상한 소재부품장비의 자립을 위한 부품 기술향상에 정부가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정부 담당부서, 협회, 학회, 진흥원, 연구원 등 로봇관련 기관이 짜임새 있게 갖추어진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산업의 활성화나 발전이 기대에 못 미치는데는 여러 이유와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이야기하자면, 정부의 정책 기획이나 집행에 있어서 전문가의 참여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비단 로봇분야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과학기술분야가 가지고 있는 공통된 문제점입니다. 많은 경우, 현장 경험이 없는 비전문가나 비상임 전문가에 의해서 정부 지원 사업의 방향, 기획 그리고 집행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고 있으며, 더욱이 부처 담당자의 순환 보직으로 전문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사실 로봇분야 종사자인 우리 스스로가 반성을 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로봇업계 기업인뿐만 아니라 학자, 연구자, 정부 관료 등 로봇계 모든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국가정책 수립과 집행에 기여해야 합니다. 로봇 원천기술연구, transformative 기술 개발과 융합, 로봇 및 핵심 부품 개발과 생산, 실증과 인증 프로그램, 로봇 해외시장전략, 로봇과 SI 전문인력 양성 등 전 분야에 걸쳐 롤링 플랜을 세우고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KIRO는 올해부터 로봇융합기술정책센터와 미래로봇융합기술위원회를 통해 많은 전문가의 의견과 제안이 정부에 전해지고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진행할 계획입니다.

Q.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의 향후 비전과 목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KIRO는 ‘로봇’을 앞에 내세운 국내 유일의 연구기관입니다. 일반 출연연에서 지향하는 원천기술 개발도 중요하겠지만, KIRO는 그러한 기술의 상용화와 산업화에도 크게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기술성숙도(TRL, Technology Readiness Level) 부스터 랩(Booster Lab) 프로그램과 로봇전문 액셀러레이터의 기반 구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KIRO 강점분야인 수중, 배관/건설, 재난안전, 농업자동화 4개 분야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 개발된 기술의 해당 산업 현장 접목, 그리고 기술창업을 통해 우리나라 로봇산업이 국내외 시장으로 크게 성장 할 수 있도록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연구기관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연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KIRO 원장으로서 원의 대내외적 성장이 일차적 목표이겠지만, 40년 가까이 로봇과 함께해온 로봇인의 한사람으로 우리나라가 로봇기술강국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한국은 산업용 로봇 밀도 세계 1~2위, 세계로봇대회 우승, 산업용 로봇 판매 세계 6~7위 기업, 국제로봇학회 등록자 수 세계 3위 등 매우 긍정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는 국가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기록만을 본다면 심슨의 패러독스가 적용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기록을 바탕으로 원천 기술확보, 핵심부품 생산, 해외시장 개척 등을 통해 우리나라가 진정한 로봇기술강국으로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성장 할 수 있는 국가정책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정부를 중심으로 한 로봇 관련 기관들의 체계적인 구성이 큰 장점입니다. 이것이 로봇연구 및 산업발전을 향한 첫 단계였다면, 이제는 로봇전문가들이 구심점이 되어 지속적인 국가 정책개발과 집행을 통해 실질적인 성장을 이루어내는 2단계의 틀을 만들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우리나라 로봇분야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제언 그리고 그 안에서 KIRO의 지속적인 성장을 함께 이루어 낼 수 있는 2단계의 틀을 구축하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조규남 ceo@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사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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