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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강국의 꿈

기사승인 2019.02.15  18: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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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길수 편집국장

   
 
화성 탐사 로봇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15년간의 탐사 활동을 마치고 영원한 휴식에 들어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6월 화성을 뒤덮은 먼지 폭풍의 영향으로 오퍼튜니티의 작동 중단 사태가 9개월간 이어지자 회생하기 힘들다고 보고 지난 2월 13일 ‘임무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오퍼튜니티에게 먼지 폭풍은 치명적이다. 먼지 폭풍이 화성 전역을 뒤덮으면 태양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길이 원천 봉쇄된다. 오퍼튜니티는 지난 2007년에도 강력한 먼지 폭풍이 발생해 작동 중단 위기를 맞았으나 이동을 자제하고  비축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버텼다. 하지만 2007년보다 훨씬 강력했던 작년 6월의 먼지 폭풍은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 2004년 1월 24일 화성에 착륙하면서 탐사 활동에 들어간 오퍼튜니티는 우주 탐험 역사상 진귀한 기록을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오퍼튜니티가 거둔 성과는 기념비적이다. 오퍼튜니티는 인류가 개발한 로봇 가운데 지구 밖에서 최장 시간 활동하는 기록을 세웠다. 원래 90일 동안 1천km 정도의 거리를 이동하는 로봇으로 설계됐으나 15년 가까이 버티면서 28마일(45km)의 거리를 이동했다. 이 기간 동안 오퍼튜니티는 지구에 무려 21만 7594장에 달하는 화성 이미지를 전송했다. 오퍼튜니티와 함께 화성에 착륙한 쌍둥이 로봇 ‘스피릿(Spirit)’이 6년 동안 4.8마일의 거리를 이동하고 12만 4838장의 이미지를 전송한 것과 비교할 때 오퍼튜니티의 활동량은  압도적이다. 로봇이 우주 탐험에 없어서는 안되는 핵심 기술이라는 데 누구도 토를 달 수 없게 만들었다.

오퍼튜니티는 스피릿과 함께 화성에서 물의 흔적도 발견했다. 엔데버 분화구(Endeavour Crater)에서 물이 흐른 흔적을 찾은 것은 결정적 성과로 꼽힌다. 바람이나 물의 흐름으로 생성되는 퇴적암의 존재도 지구 밖에서 처음으로 확인했고, 특유의 색깔때문에 ‘블루베리‘라는 별명이 붙은 '적철석(hematite)'도 찾아냈다. 이 같은 오퍼튜니티의 눈부신 발견 덕분에 화성이 과거 미생물에 친화적인 환경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NASA는 큐리오시티, 인사이트 등 탐사 로버(Rover)들이 앞으로도 오퍼튜니티의 자랑스런 유산을 어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의 우주 탐사는 화성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NASA 무인 탐사선 뉴호라이즌스(New Horizons)는 얼마전 지구로부터 65억km 떨어진 소행성 ‘울티마 툴레(Ultima Thule)’의 사진을 지구에 전송, 심우주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딘지 50년이 되는 해다. 지난 1969년 닐 암스트롱 등 우주인은 아폴로 11호에서 달에 내려 위대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인간이 달을 다시 밟으려는 시도는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경제전문 저널 ‘이코노미스트’는 ‘2019 세계경제대전망’에서 올해 ‘문 러시(Moon Rush)’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지난 1월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의 뒷면에 착륙해 탐사 활동에 들어갔으며, 인도 ‘찬드라얀(Chandrayaan) 2호’, 비영리단체 스페이스IL의 ‘스패로(Sparrow)’, 일본 아이스페이스(ispace), 미국 문익스프레스(Moon Express) 등 민간 기관 및 업체에서 달 탐사선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까지 달에 우주인을 정착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각국이 달 탐사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생명과 우주의 탄생 기원을 찾겠다는 목적도 있지만 달에 매장된 희귀 자원을 채굴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우주 강국들의 우주 탐사 경쟁은 우리에게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우리도 우여곡절 끝에 원래 계획보다 늦은 오는 2030년 달 탐사선을 발사하기로 했다. 지난 2008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11일동안 우주 비행을 하고 귀환했을 때도 뒷얘기들이 무성했다.

우주 탐사 경쟁에서 뒤쳐진 우리나라가 우주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비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우주 탐험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과학 연구 개발 생태계의 건강성 회복, 정부의 우주 과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지, 국민들의 우주 과학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제고 등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나라가 오퍼튜니티와 같은 우주 탐사 로봇을 보유하려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나마 열악한 연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우리 과학자들의 사기라도 올려줄 수 있는 방안이 우리에게 있는 것인지 그저 안타까울뿐이다. 우주 강국의 꿈, 너무 과한 욕심인가. 오퍼튜니티의 임무 종료 선언을 바라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다.    장길수 편집국장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사 모바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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