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본부에 등장한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 소피아는 패널로 등장해 UN 사무차장 아미나 모하메드(Amina J. Mohammed)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소피아는 최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정기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 주제는 '모든 것의 미래-급속한 기술변화 시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소피아는 패널로 등장해 UN 사무차장 아미나 모하메드(Amina J. Mohammed)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소파아가 등장하자 장내에는 큰 박수가 일어나기도 했다.

소피아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모하메드의 질문에 "나는 당신을 볼 수 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단어 속에 숨겨진 말과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모하메드가 이어 "인터넷이나 전기를 사용하기 힘든 세계 여러 지역의 사람들을 돕기 위해 유엔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소피아는 '미래는 이미 여기에 와있다. 다만 공평하게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는 유명 SF작가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의 말을 인용하면서 "인공지능은 음식과 에너지같은 자원을 필요한 곳에 배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소피아는 한슨 로보틱스의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그동안 여러 매체에 많은 인터뷰를 하고 콘서트에서 공연을 했으며 최고의 패션 잡지에 표지를 장식하는 등 잦은 미디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연사들은 "인공지능은 글로벌 개발 목표를 진전시켜주는 잠재력이 있지만 윤리 문제, 인권 문제 및 보안 위험을 포함하는 다양한 복잡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데 견해를 같이 했다.

모하메드는 개막 연설에서 인공지능이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의 진전을 가속화할 수있는 막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기술적 진보가 잘 관리되지 않으면 기존 불평등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녀는 "우리 사회에 대한 기술의 영향은 기계가 아니라 인간의 행동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며 "기술은 우리 모두가 이익을 위해 탐구하고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COSOC의 마리 샤타도바(Marie Chatardová) 의장은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쳐 진행 중인 기술 변화의 장기적인 결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혜택을 보기 시작했지만 이러한 기술의 위험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UN총회에서 경제와 금융을 다루는 제2위원회 위원장인 스벤 유르겐슨(Sven Jürgenson)은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자국(에스토니아)의 사례를 들어 인공지능의 잠재성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이 에스토니아의 디지털 사회를 다음 단계로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에스토니아 정부가 공공 도로 및 교통 상황에서 완전 자율차주행을 위한 법적 및 사이버 위험 관리 프레임워크를 개발 중이며 상품 출하와 배송의 모습을 바꿀 택배 로봇의 활용도 확산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오늘날 인터넷 액세스는 에스토니아의 사회적 권리이며 에스토니아의 모든 주민들은 전자ID를 가지고 있어 투표를 포함해 거의 모든 공공 서비스에 온라인으로 접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e-에스토니아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으며 법을 바꾸고 첫 e-솔루션을 만드는데 17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